[조남호의 중구난방] 코로나19 자본시장 전염 대비책 세워야

입력 2020-02-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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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증시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사망자도 연이어 발생하는 등 불안 심리가 확대한 영향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실물경제를 넘어 자본시장으로까지 파급력을 더욱 키우는 모양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3.80포인트(3.87%) 떨어진 2079.04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10월 11일 4.44% 하락 이후 1년 4개월여 만의 가장 큰 낙폭이었다. 코스닥지수 하락은 이보다 더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8.70포인트(4.30%) 내린 639.29로 마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2200여 개 상장 종목 중 단 6%인 138개 종목만 상승했으며, 이날 허공으로 사라진 코스피(56조2000억 원)와 코스닥 시가총액만 66조5000억 원에 달했다.

초기 코로나19 방역이 나쁘지 않았던 것에 비해 신천지와 청도대남병원이 계기가 된 확진자 급증과 위기경보단계의 ‘심각’ 단계 상향, 이로 인한 ‘코리아 포비아’ 우려가 결정타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24일 231명에 이어 25일 오전 9시 기준 60명이 추가돼 총 893명으로 늘었다. 전체 사망자도 9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대한민국의 사회 전체가 멈춰설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고조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국회 행사에 참여한 것이 확인되면서 이날 국회 본회의가 전격 취소됐고 방역을 위해 26일 오전 9시까지 본관과 의원회관 등을 폐쇄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위기경보단계가 ‘심각’으로 올라가면서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는 개학이 1주일간 미뤄졌다.

산업 현장도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를 피하지는 못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업장과 연구동이 일시 또는 잠정 폐쇄됐다. 유통업계도 직격탄을 맞아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면세점들은 매출이 반 토막 났고, 일부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집중 방역을 위해 휴점해 매출 손실을 보기 일쑤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리아 포비아를 우려해 한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에 나서거나 제한하는 국가도 19개 국가로 늘었으며, 이외에도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나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이 국내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은 확진자 수가 둔화하는 추세지만 한국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확진자가 급증하고, 이란에서는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등 글로벌 확산에 대한 공포가 극대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의 제한으로 글로벌 체인 사슬이 붕괴하고 기업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염려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이러한 우려는 코로나 사태에도 승승장구하던 미국 증시의 발목마저 잡아 24일(현지시간) 다우존스와 나스닥지수가 개장 이후 2~3% 이상 폭락하다 결국 3% 이상 급락해 마감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아울러 선진 시장의 주가 하락은 기초 펀더멘털이 취약한 국내 증시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시장 하락을 심화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정부는 비상한 경제 시국에 대한 처방도 특단으로 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실물 경제는 물론, 자본시장으로 전염되지 않도록 대비책을 미리 세워두는 것이 필요하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 역시 각자의 셈법을 앞세우기보다 초당적 대응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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