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증시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의 피해 규모도 커지면서 금융 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달 간 공매도 거래금액 36.86% 급증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4847억 원에서 6973억 원으로 43.85%, 코스닥시장에서는 1450억 원에서 1646억 원으로 1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3.71%, 1.68% 하락했다.
한 개인투자자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천재지변 중 하나인 전염병으로 인한 시장의 공포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폐지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며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공매도의 순기능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게시글은 한달새 1만7399명의 동의를 받았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 급락의 주범으로 지목을 받지만, 한편으론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을 제공해 거품 낀 주식 가격을 바로잡는 순기능도 있다.
전날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비중 상위 종목은 롯데하이마트(35.65%), 롯데쇼핑(35.25%), CJ(34.54%), 한샘(32.98%), 제이준코스메틱(32.27%) 등 유통업 기업이 두드러졌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엔케이맥스(40.23%), 지트리비앤티(25.15%), 엔지켐생명과학(24.62%) 등 바이오 종목이 많았다.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권과 금융권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달 28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원회에 ‘한시적 공매도 금지 검토’를 요구했다”며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발생 때 시장불안 확산을 막기 위해 한시적 공매도 조치를 시행했다”고 전했다.
금융권도 홍콩거래소를 모델로, 공매도 가능 종목을 일정 기준에 따라 지정하는 '공매도 가능 종목 지정' 제도를 검토 중이다. 홍콩은 시가총액이 약 4700억 원 이상이면서 12개월 회전율이 60% 이상인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논의하고 있는 상태로 구체적인 확정 시기는 알 수 없다”며 “여러 기관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