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방침에 또다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0%(1.38달러) 내린 32.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3.8 %(1.43달러) 내린 35.7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사우디가 증산에 속도를 내면서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리야드 주식시장(타다울) 공시에서 “에너지부가 지속 가능한 최대 산유 능력을 현재 하루 1200만 배럴에서 100만 배럴 더 올려 1300만 배럴로 상향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20%대 대폭락’을 기록했다가 급반등한 지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서게 됐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플러스(+) 장관급 회의에서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가 불발됐다. 이후 사우디와 러시아를 주축으로 ‘유가 전쟁’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유가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약 30년 만에 최대 폭락한 WTI는 전날 10%가량 급반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전세계로 뻗어나가면서 원유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작년 12월 31일 중국에서 첫 발병이 보고된 코로나19는 불과 70여일 만에 전세계 110개 이상의 국가에서 12만 명에 달하는 사람을 감염시켰다. 이 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은 사람도 무려 4291명에 달한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코로나19에 대해 전염병 최고 경보 단계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