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대상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총선용 포퓰리즘’이라 비판해온 야권도 입장을 바꿔 ‘전 국민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 대표는 6일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부가 소득 하위 70%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데 대해 “총선이 끝나는 대로 당에서 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 국민 전원이 국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자기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지역·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에 적을 두고 있는 모든 사람을 국가가 마지막까지 보호한다는 모습을 한 번쯤 꼭 보여주겠다는 것이 당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재난지원금 지원 방식을 ‘선별 지급’에서 ‘보편 지급’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정부는 국민건강보험료를 소득·재산의 기준으로 삼아 하위 70% 가구에 40만~10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총 소요재정은 9조1000억 원이다. 단 이런 방식을 놓고 곳곳에서 역진성·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과거 소득·재산을 기준으로 산정된 건보료가 최근 소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과거보다 소득이 증가한 가구는 지급대상에 포함되지만, 감소한 가구는 제외될 소지가 있고 △맞벌이 등 직장가입자가 많은 가구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기준선 경계에 있는 가구 간 소득 역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서다.
논란이 거세지자 기존에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해온 미래통합당도 입장을 틀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5일 긴급브리핑을 열어 “지급기준에 대해 많은 불만과 혼란이 있다”라며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 원을 즉각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황 대표의 제안은 정부의 안보다 급진적인 안으로, 소요재정만 25조 원이 넘는다. 그는 “(정부안은) 과거 소득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서 최근 발생한 재난의 피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70% 경계선상에 있는 다수의 재난지원금 수령 여부에도 혼란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해 1주일 내로 금융기관을 통해 지급하라”라며 “25조 원의 재원은 512조 원에 달하는 올해 예산을 재구성해 조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정부 부담 없이 신속하게 국민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라며 “위의 제안을 수용하는 경우 통합당은 즉각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통합당이 구체적인 제안을 주면 검토해보겠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단 재난지원금 이슈가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결정은 총선(15일)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