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리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주요 7개국(G7) 정상 중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알린 건 존슨이 처음이었다. 이후 존슨 총리는 발열이 지속되는 등 열흘가량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이달 5일 저녁 런던의 세인트토머스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다 상태가 더 악화하면서 결국 6일 오후 의료팀의 조언에 따라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에 앞서 코로나19 대책 실무를 담당하던 맷 핸콕 보건장관과 크리스 위티 의료자문 위원장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영국 정부에선 사실상 집단 감염이 발생, 코로나19 대응에 심각한 공백이 생겼다.
NYT는 존슨의 상태가 악화하면서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이 총리 직무를 대행하게 됐다며 영국이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국정 혼란 우려로 이날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하락했다.
존슨 총리에게 이번 상황은 잔인한 반전이었다.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존슨 총리는 1987년 마거릿 대처 이후 가장 위대한 보수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를 이루겠다는 공약을 지켰고, 나라를 변화시키기 위한 야심 찬 경제 계획을 실행했다. 그리고 영국인들이 3년 반 가까이 계속되던 브렉시트 혼란에서 비로소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러운 존슨 총리의 건강 악화는 영국을 다시금 불확실성으로 몰아넣었다.
당초 존슨 총리의 보좌관들은 그가 자가격리에서 무사히 해제될 것으로 기대했다. 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그의 상태는 괜찮은 듯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존슨 총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기분이 괜찮다. 모두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 나의 의료팀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실 대변인 역시 “존슨 총리가 어제 안정적인 밤을 보냈고, 맑은 정신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또 그가 각종 업무를 보고 있고, 여전히 국정을 책임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런데 불과 몇 시간 만에 존슨 총리의 상태가 악화했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날 여왕의 대국민 연설로 안도했던 영국인들은 국정 공백 우려로 충격에 휩싸였다. 라브 장관은 총리 부재로 인한 국민의 우려와 관련해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이 나라를 도전에서 승리하도록 하기 위한 총리의 지시와 계획을 확실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총리에게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팀 정신이 있다”면서 “총리가 지시했던 계획을 가능한 한 빨리 완수하고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존슨이 위중하다는 소식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 트위터에 “존슨이 빨리 이 시련을 극복하길 바란다”고 썼고,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빠른 회복을 바란다”고 응원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