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분양 일정은 물론 홍보 전략, 향후 계획 등이 모두 차질을 빚으면서 분양사업 경기에 대한 인식이 더 악화되고 있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4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전달보다 14.5포인트 하락한 52.2를 기록했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7년 9월 이래 최저치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아파트 단지의 분양사업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주택사업을 하는 기업(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상대로 매달 조사한다. HSSI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수도권과 일부 지방광역시는 HSSI 전망치가 그나마 60선을 지켰지만 그 외 대부분의 지역은 30~50선을 기록하며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동안 지방 분양시장을 견인하던 대구가 22.2포인트 하락한 51.3을 기록했고, 울산(42.1)은 무려 38.8포인트가 떨어졌다.
서울(66.6, 3.0p↓)과 인천(61.3, 4.5p↓), 경기(61.1, 1.9p↑) 등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지만 기준선(100)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수도권 역시 분양시장 여건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지속되고 있다고 주산연은 설명했다. 세종(61.9, 14.2p↓), 대전(61.5, 17.0p↓)도 60선을 보였지만, 수도권과 비교해 하락폭이 컸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실장은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유예기간을 3개월 연기하고, 긴급 융자 지원, 분양 일정 지연에 따른 공사기간 연장 지침 등의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을 최대한 활용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경기에 대한 인식은 악화되고 있지만 입지·가격 등 경쟁력이 있는 일부 단지엔 청약 수요가 집중되면서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분양시장 양극화·국지화는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