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올해 64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 구매를 추진한다. 저유가 시기에 비축유를 최대로 확보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9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의 비축유 구매 결정에 따라 올해 원유 49만 배럴, 경유 15만 배럴의 비축유를 구매할 계획이다.
당초 공사는 제4차 석유비축계획에 따라 2025년까지 총 1억70만 배럴의 비축유를 확보하기 위해 연내 36만배럴을 구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가가 급락하자 구매 물량을 예정보다 1.8배 늘린 64만 배럴로 늘리고 조기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물량은 늘었지만 구매 비용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의 비축유 확보계획은 27만 배럴로, 올해 구매 예산은 314억 원으로 책정됐으나, 유가가 내려가면서 지난해보다 2.4배의 비축유를 살 수 있게 됐다.
공사는 이달 초 일부 물량에 대한 입찰을 시행했고, 잔여 물량은 유가 상황 등을 고려해 적절한 시점에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비축유 구매는 국내 정유사를 포함해 국제 지명 경쟁입찰을 통해 이뤄진다.
공사의 비축유를 확대 구매하면서 정유업계 역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저유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둔화라는 복합 위기를 맞닥뜨린 정유업계는 정부에 석유제품을 비축유로 사달라고 요구해왔다.
아울러 정부는 석유공사를 통해 재고 저장공간이 부족한 정유업계에 비축시설을 빌려줄 예정이다. 또한,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4∼6월분 석유수입·판매부과금 징수는 90일간 유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