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항공 등 주력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정부가 유동성 지원과 세금 부담 완화 등을 통해 주력산업 살리기에 나선다.
정부는 2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주요 주력산업 대응 방안'을 확정했다.
이날 논의된 주력 산업은 자동차, 항공, 해운, 정유, 조선 등 5개 산업으로 정부는 이들 산업이 고용유발 효과,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핵심 동력산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5개 산업의 생산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수출은 약 30%를 차지한다. 종자사 수 역시 2018년 기준 60만 명에 달한다.
우선 자동차 산업에는 부품 수입 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항공운임 관세특례대상을 확대한다. 운송수단을 선박에서 항공으로 긴급히 변경할 때 선박운임비를 기준으로 관세를 매기는 대상에 수요를 고려해 차량용 전동기, 여과기를 추가할 방침이다. 또, 자동차 부품수입과 관련된 관세와 부과세(상반기분) 납기를 최대 12개월 연장하고 최대 9개월 징수유예를 해준다. 수입부품 재고 비축을 위해 주요 보세구역에 1년 이내 범위에서 장기보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현행은 2∼3개월이다.
수요 확대를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 등이 올해 구매 예정인 약 8700여대를 조기 구매하고 계약 시 선금을 최대 70% 지급한다.
전기차 수요 감소와 전기화물차 수요 증가 전망에 따라 구매보조금 중 전기화물차 비중 확대도 검토한다. 당초엔 올해 7만3000대 중 전기화물차 몫이 5500대다.
항공의 경우 공항시설 사용료 감면과 납부유예를 3월에서 8월까지로 연장한다. 원래는 5월까지였다. 공항이용 여객수가 전년 동월 대비 60%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다.
정류료와 계류장 사용료는 전액, 착륙료는 10∼20% 감면하고, 공항시설 사용료와 구내 영업료는 전액 납부를 면제해준다.
저비용항공사는 3000억 원 안팎의 긴급 유동성을 조속히 집행하되, 필요하면 추가 유동성 지원을 검토한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에는 각각 544억 원, 진에어에는 300억 원, 제주항공에는 400억 원, 티웨이에는 60억 원을 각각 지원했고, 제주·이스타항공에는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후 1500억∼20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자체별 재정 여건을 고려해 항공기 재산세의 세율을 한시적으로 인하하거나 징수를 유예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해운 역시 금융지원이 핵심이다. 물동량 감소에 따른 선사의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양진흥공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공급을 추진한다.
해운사에 대한 코로나19 피해대응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 지원을 최대 2600억 원까지 확대하고, 중소선사 회사채매입(1000억 원) 등 최대 4600억 원의 신규유동성을 지원한다.
또 선사의 선박을 매입한 뒤 이를 해당 선사에 다시 빌려주는 해양진흥공사의 '세일 앤드 리스백' 프로그램 관련 지원규모를 2000억 원에서 4000억 원으로 늘리고 원리금을 1년간 납부 유예해주는 대상을 확대한다. 선박금융 지원규모도 1000억 원 확대할 계획이다.
정유업은 세금부담 완화에 중점을 뒀다. 유류세의 경우 올해 4월 신고분의 납기를 7월 말로 3개월 연장한다. 수입 관세와 부가세는 올해 3월 신고분 납기를 5월 말로 2개월 연장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매달 매달 1조4000억 원의 유류세, 9000억원의 관·부가세 납부를 미뤄주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산업 지원의 핵심은 수주 지원이다. 올해 8조 원 규모인 제작금융을 계속 지원한다. 또한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 규모를 유지하는 동시에 적기에 발급해 적극적인 수주 지원에 나선다. 특히 중소조선사에 대해서도 기존 RG 보증 2000억 원을 지속해서 지원한다.
이와 함께 6월 말에 끝나는 조선업에 대한 특별고용업종 지정을 6개월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이들 5개 산업은 우리 GDP의 20%,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종사자 수가 60만명에 이르는 만큼 어려운 고비를 잘 극복하고 작은 사안일지라도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