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에 약 3조 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 지원할 방침이다.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추가 지원은 하지 않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24일 오후 항공사 지원 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항공사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산은과 수은은 대한항공에 총 1조2000억 원,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2일 정부가 발표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설치를 통한 지원 이전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산은·수은은 자금지원에 앞서 항공사 자체적인 △자본확충 및 경영개선 등 자구노력 △고용안정 노력 △노사의 고통 분담 △고액연봉·배당·자사주 취득 제한 등 도덕적 해이 방지 △향후 기업의 정상화 이익 공유를 지원 전제로 했다.
우선 대한항공에 지원되는 총 1조2000억 원 중 2000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또 대한항공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7000억 원 규모로 인수할 예정이다. 이는 화물운송 등에 사용된다. 나머지 3000억 원은 영구채로 전환해 오는 6월에 인수되는데, 대한항공의 10.8% 지분이 될 것으로 산은 측은 추산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대한항공이 2100억 원 정도 만기가 도래하는데 실질적 차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지분보유로 국내외 시장참여자들에게 크레딧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번 지원에 대한 자구노력으로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 송현동 부지 등 매각자산 기준으로 사업편재를 준비 중이다. 아울러 회사 내의 사업부 매각을 통해 추가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다만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등의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최 부행장은 “다른 국가들도 사재출연보다는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추가로 경영에 대한 책임이 있으면 그때 다시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산은은 이번 지원으로 대한항공에 2000억 원 이상의 자금 여유가 생길 것으로 봤다. 대한항공이 올해 부족한 자금은 3조8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앞서 1조7000억 원 규모로 긴급 자금을 결정한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부족한 자금은 1조8000억 규모다. 최 부행장은 “하반기에 준비되고 있는 안정자금 등 다른 방향의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해서는 인수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기업결합승인 절차 등을 완료하고 정상적으로 M&A를 종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번 지원을 통해 기간산업인 항공업의 안정적인 경영과 시장신뢰를 확보해 항공사 스스로 자체적인 자본확충 및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필요한 유동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