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오래된 투자 격언 ‘Sell in May’(5월엔 팔아라) 계절이 돌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국제유가 폭락이라는 대외 변수 속에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70%(13.47) 오른 1947.56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31, 2498억 원을 장바구니에 담으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로나19에 확산 둔화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경제활동 기대에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그러나 휴가철과 1분기 실적 발표가 몰려있어 통상 조정 장세가 펼치지는 5월을 앞두고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실제 최근 10년(2009년~2019년) 간 코스피 5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우는 7번에 달한다. 2013, 2014, 2017년에만 각각 1.8%, 1.7%, 6.3%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도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증권사별 5월 코스피 예상 밴드는 △삼성증권 1750~2000포인트 △한국투자증권 1780~2000포인트 △대신증권 1700~1960포인트 △키움증권 1800~2000포인트 등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코로나 치료제가 없고 전문가들이 2차 확산을 경고하고 있어 경제활동 정상화율은 80~90% 정도에 그칠 전망”이라며 “바이러스가 다시 발발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현금과 달러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완전하게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익전망 상향 조정 또는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없이는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며 “상반기 기업실적 부진을 확인하는 과정이 남아있는데 2분기 수출 악화가 불가피하고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코스피는 △코로나19 진정 △경기회복 기대 △유동성 및 정책 모멘텀이 시장 상승을 주도할 전망”이라며 “단기 급반등에 따른 피로감에 속도가 조절될 수 있지만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월 후반 중국 양회로 인한 부양 정책 확대,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기대와 그에 따른 경제 셧다운 일부 완화 등으로 2000포인트를 회복할 수 있다”며 “경제 재개가 시작되면 원유 수요가 증가할 수 있어 하락 요인들이 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공통적으로 △IT(삼성전자, SK하이닉스, 원익IPS) △바이오(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소프트웨어(NAVER, 카카오)를 선호 업종으로 꼽았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과 긍정적인 실적이 예상되는 종목들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은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제한조치가 단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신규 확진자수 증감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수보다는 이연 소비 기대가 커지는 업종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