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수수께끼…인접국 간 피해 정도 극과 극인 이유는?

입력 2020-05-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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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구조·문화·기후·정부 대응 속도 등이 운명 갈라…단 반증 사례도 많아 결론 내기 어려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현황. 출처 미 존스홉킨스 대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현황. 출처 미 존스홉킨스 대학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를 집어삼키기는 했지만, 나라에 따라서 그 피해 정도는 극명하게 달랐다. 수많은 희생자가 쏟아지면서 발칵 뒤집힌 국가가 있는가 하면, 비교적 조용히 피해간 나라도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이웃 나라 이라크에서는 사망자 수가 100명도 되지 않았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거의 7600건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보고됐으나, 국경을 접한 아이티에서는 약 85건에 그쳤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로 인해 수천 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지는 반면 이웃국가인 말레이시아의 사망자 규모가 약 100명 수준이다.

코로나19가 몇몇 지역에 엄청난 피해를 줬는데 바로 이웃에 있는 국가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훨씬 덜한 수수께끼가 수많은 이론과 추측들을 낳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해답을 찾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런 수수께끼의 답을 찾는 것은 각국이 어떻게 바이러스에 반응해야 하는지, 누가 위험에 처해있으며 다시 외출해도 안전한 시기는 언제인지를 아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NYT는 강조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의 아시샤 쟈 교수는 “우리는 이 질병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이것이 야구 경기였다면 2번째 이닝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9회 말까지 현재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나머지 세계가 다른 곳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에서 전염병을 연구하는 이들은 아직 충분한 데이터가 없는 데다가, 여러 국가의 정보 격차로 인해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 시 브루클린의 맨해튼 다리 앞 전광판에 1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모임을 자제하고 손을 씻을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타나 있다. 브루클린/AP연합뉴스
▲미국 뉴욕 시 브루클린의 맨해튼 다리 앞 전광판에 1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모임을 자제하고 손을 씻을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타나 있다. 브루클린/AP연합뉴스

NYT는 전 세계 감염병 전문가, 보건 공무원, 유행병 학자, 학계 등 20여 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바이러스가 번성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4가지 요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바로 인구 구조, 문화, 환경, 정부대응 속도 등이다. 다만 NYT는 여전히 이 가설과 반대되는 사례도 있어서 이런 요인들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팬데믹 영향이 적은 나라는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비교적 전염성이 낮은 경증이나 무증상 사례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의 전언이 있기도 하다. 다만 고령화가 코로나19 심각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야 한다면 일본이 사망자 수 세계 1위여야 하지만, 실상은 거리가 멀다.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은 520명 미만의 사망자 수를 기록했다.

일부 역학자들은 특정 사회에서 형성되는 사회적 거리와 같은 문화적 요인들이 몇몇 국가에서 피해를 줄이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봤다. 바이러스가 상대적으로 덜한 태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기도할 때처럼 손바닥을 한 데 모으고 서로 멀리 떨어져 인사한다. 다만 여기에도 예외는 존재한다. 이라크나 다른 중동 국가는 남자들이 만날 때 종종 포옹하거나 악수를 하지만, 코로나19 사례는 이란과 비교하면 훨씬 적었다.

기후 환경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일반적인 감기를 유발하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는 따뜻하고 습한 기후에서 전염성이 낮다. 차드나 가이아나와 같은 따뜻한 국가에서 사실상 볼 수 없었던 발병 지형은 바이러스가 더운 기후에서 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했다. 하지만 페루,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유행성 전염병이 증가한 열대 국가들의 사례는 이러한 생각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렇다면 조기에 이뤄진 엄격한 봉쇄 조치가 핵심인 걸까. 세계보건기구(WHO)는 관중이 많이 모이는 스포츠 이벤트 등에 대한 제한이 분명히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경, 학교, 대부분 사업체를 폐쇄한 다수의 국가들에서 신규 감염이 감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캄보디아나 라오스의 경우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을 당시 짧은 시간 동안의 감염이 있기는 했으나, 양측 모두 3주간 새로운 케이스가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전문가 대부분은 일부 국가는 엄청난 피해를 봤는데 인접한 다른 국가는 덜한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더 나아가 NYT는 단순히 운이 좋아서 이런 일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이번 코로나19 수수께끼 해답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음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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