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분기 차입액 ‘3조 달러’ 사상 최대...국채 팔아 재정 메꿔

입력 2020-05-0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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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2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차입이 불가피하게 됐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재무부는 2분기 순차입 규모가 사상 최대인 2조9990억 달러(약 3675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거액의 재정 투입을 잇따라 내놓은 영향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2월만 해도 재무부는 순차입이 아니라 오히려 세수가 증가해 560억 달러의 순수익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약 3조 달러의 경기 부양책으로 세출이 불어난 데다 납세 기한을 4월에서 7월로 연기하면서 세수도 크게 줄어들게 된 것이다. 작년 2분기 순차입액이 400억 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국채 발행 등으로 조달하는 차입액은 전년 동기의 75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분기와 비교해도 9배 가까운 규모가 된다.

미 재무부는 6일에 2분기 국채 발행 계획을 발표한다. 미 연방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려 3조 달러를 조달할 경우, 원래대로라면 금리 급상승을 일으킨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양적완화 정책을 발동, 3월 이후 1조400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새로 사들여 미국 장기 금리를 0.6% 내외로 매우 낮게 억제하고 있다. 덕분에 미국 정부는 저금리에 자금을 빌릴 수 있는데, 이는 다시 말하면 재정을 중앙은행에 의존하는 상태라는 의미다.

미 재무부는 3분기에도 6770억 달러의 순차입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렇게 되면 2020회계연도에만 4조4830억 달러의 순차입이 발생한다. 전년도 1조2800억 달러에서 3.5배 늘어나게 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보면 20%가 넘으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때와 가까운 수준이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형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 더 강력한 추가 경제 대책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 경제는 2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2% 감소하고, 연율로는 40%의 대폭적인 마이너스 성장이 예측된다. 실업률도 10%를 넘어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수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고용 유지가 급선무인 만큼 1조 달러 규모의 재정 지출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미 국채 발행은 더 급격히 늘어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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