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불법조작이 확인된 벤츠와 닛산, 포르쉐 등에 약 800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불법 조작이 확인된 차량에 대해 수입사는 결함 시정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차량 소유주는 이에 따른 시정 조치를 해야 한다.
6일 환경부는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한국닛산, 포르쉐코리아가 국내에 판매한 경유차량 중 일부에 대해 배출가스 불법조작(임의설정)을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배출가스 인증이 실내 기준만 통과하면 되고 주행 중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실제 운행 시 질소산화물 환원촉매(SCR)의 요소수 사용량이 줄어들고,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의 작동이 중단되는 등 불법조작 프로그램이 임의로 설정돼 질소산화물이 과다하게 배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벤츠는 2018년 6월 독일 교통부에서 경유차량 불법조작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이후 2018년 8월 '지엘씨(GLC)220d(2.1L), 지엘이(GLE)350d(3.0L)'에서 불법 소프트웨어를 적발하고 결함시정(리콜) 명령을 내렸다.
환경부도 즉시 조사를 시작해 2018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조사를 진행, 유로6 경유차 12종에 대해 배출가스가 인증기준치의 13배 이상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닛산과 포르쉐는 이미 2016년 5월과 2018년 4월 유로6 모델에서 불법조작의혹이 확인됐다. 환경부는 유로6 차량과 동일한 제어로직이 적용된 이들 회사의 유로5 차량까지 확대해 조사를 진행했고, 불법조작 사실을 밝혀냈다.
3개 제조사의 총 대상 차량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판매된 총 14종 4만381대로 7일 인증취소와 결함시정 명령을 받게 되고, 환경부는 과징금 부과와 함께 형사 고발 조치한다.
제조사별로 벤츠는 C200d와 GLC220d, ML250, GLE250 등 12종 3만7154대, 닛산은 캐시카이 2293대, 포르쉐는 마칸S 디젤 모델 934대가 불법조작 모델에 포함됐다. 환경부는 벤츠에 776억 원, 닛산 9억 원, 포르쉐에는 10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추산했다.
금한승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경유차로 인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경유차 배출허용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배출가스 불법조작은 철저하게 점검하고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환경부의 조치에 대해 불복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벤츠코리아는 "이번에 문제가 제기된 기능을 사용한 데에는 정당한 기술적∙법적 근거가 있다"며 "해당 기능은 수백 가지 기능들이 상호작용하는 통합 배출가스 제어 시스템의 일부분이고,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고 각 기능들을 개별적으로 분석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차량은 모두 2018년 5월에 생산이 중단됐고, 현재 판매 중인 신차에는 영향이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