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출범 3년을 맞았다.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기 쉽지 않았던 삼성전자는 올해 5나노 EUV(극자외선) 공정으로 반전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신설된 지 오는 12일로 3년을 맞는다. 삼성전자는 2017년 5월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파운드리팀을 떼어내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동안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EUV 기술 기반 공정 개발과 양산에 성공하며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초격차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15.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2%포인트, 전 분기 대비로는 약 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지난해 18~19%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 20%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시장 1위 TSMC는 전년 대비 6%포인트 늘어난 점유율 54.1%를 차지하면서 삼성전자와 TSMC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TSMC는 실적 면에서도 삼성에 앞섰다. TSMC의 1분기 영업이익은 1285억 대만달러(약 5조2000억 원)로,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합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3조9900억 원보다 높다. 지난해 1분기 TSMC의 영업이익은 643억 대만달러(약 2조6000억 원)로 삼성전자(약 4조1200억 원)보다 낮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5나노 양산으로 EUV 공정 리더십을 확대하며, 5나노 이하 공정 제품 수주를 지속 추진해 반전을 모색할 계획이다. 컴퓨팅 제품 및 EUV를 적용한 자동차나 모바일향 제품 설계도 완료할 예정이다.
하반기는 소비자용·컴퓨팅용 등으로의 응용처 다변화와 함께 미세 공정 투자를 지속하며, 5나노 핀펫(FinFET) 공정 본격 양산과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GAA(Gate-All-Around) 3나노 공정 또한 지속 개발할 계획이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 시기에 삼성 파운드리 포럼도 재개하며 고객사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 파운드리 포럼은 삼성전자가 매년 주요 국가를 돌며 파운드리 사업의 로드맵과 신기술을 소개하는 행사다.
현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및 디자인하우스(칩 디자인을 통해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연결하는 업체) 고객사, 애널리스트 등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들이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5월 미국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0’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미국이 코로나19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함에 따라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삼성 파운드리 포럼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이슈가 있었지만, 도쿄에서 예정대로 포럼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