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차세대 전기차 시대의 게임체인저가 될 ‘전고체 배터리’ 협력을 강화한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개선한 기술이다. 이미 일본 토요타와 파나소닉이 동맹을 맺고 관련 분야 시장 선점을 주도 중이다. 이들이 현대차의 타깃인 셈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차세대 전기차 시대의 핵심기술로 떠오른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협력한다.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SDI 전지 공장이 자리한 충남 천안에서 단독으로 회동, 양사의 협력 관계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현안은 전기차 배터리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공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상용 중인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출력은 2배 넘게 증가했고, 내구성과 안전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기술을 담고 있다.
중소형 전기차에 장착하면 1회 충전으로 최대 800㎞를 달릴 수 있고, 1000회 이상 재충전도 가능하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는 1회 충전 항속거리가 500㎞에 못 미치고, 약 500회 충전하면 배터리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삼성전자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원천 기술을 개발, 최근 국제적 과학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관련 기술을 게재했다. 네이처 에너지는 학술정보서비스 업체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선정한 논문·저널 인용지수(Journal impact factor) 7위 규모의 저명 학술지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를 전기차 시장 판도변호를 끌어낼 ‘게임 체인저’로 여기고 있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 중이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이다.
액체보다 상대적으로 온도변화에 덜 민감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도 유리하다. 나아가 액체 전해질 유출 우려도 낮다. 그만큼 액체 전해질 보다 안정성이 뛰어나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을 앞세워 차세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신기술을 사이에 두고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극적으로 맞손을 잡았다. 이미 관련 분야에서 글로벌 유수의 다국적 기업이 협력관계를 맺고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 토요타와 파나소닉은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하고 관련 분야에서 시제품을 준비하는 등 한발 앞서있다. 올해 안에 JV 합작공장도 일본과 중국에 준공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타와 파나소닉 JV는 내년으로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관련 전기차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배터리 공급망 확대와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해 대량생산 체제도 구축한다.
당장에 일본 마쓰다와 스바루 등 완성차 메이커가 개발 중인 전기차에 토요타-파나소닉 JV의 전고체 배터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결국, 토요타-파나소닉 JV가 시장 선점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대차와 삼성전자 역시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일본 토요타가 주도권을 거머쥐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시장에서 빠른 추격전이 가능해진다.
삼성전자 역시 파나소닉과 LG전자가 속도를 내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5위 수준의 현대ㆍ기아차와 협력으로 시장 확대를 노릴 수 있게 된다.
나아가 현대ㆍ기아차와 협력 결과물을 앞세워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2025년이면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양산 전기차가 시장에 팔릴 것으로 보인다. 충전시간이 관건인데 양산전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동차와 전자기업이 (전기차)플랫폼 개발까지 협력하면 전차종의 전동화까지 5~7년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