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증시 전문가들은 대형주가 중소형주 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완화되면서 반도체, 산업재, 금융업종 등이 상승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 MSCI 한국지수 ETF는 1.23%, MSCI 신흥지수 ETF는 1.32% 상승했다. 미국 기술주들이 온라인 관련 산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경향을 보이자 미 증시에서는 반도체 업종을 비롯해 관련 기업들의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다. 특히 50개 주 모두 경제 재개를 발표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며 산업재와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점도 우호적이다. 더불어 아나로그 디바이스 실적 결과 반도체 업종이 급등한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완화되자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제약, 바이오 업종은 물론 언택트 관련 종목은 매물이 출회되는 경향을 보인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 감안 한국 증시는 반도체, 산업재, 금융업종이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 개별 기업들의 경우 차익 매물 소화 과정이 예상돼 오늘은 대형주가 중소형주 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한국 증시는 연준이 지속적으로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 확산과 향후 경기 회복 시기 지연 우려를 언급해 지속적인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미 상원이 중국 기업들에 대한 상장폐지 가능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여전히 미ㆍ중 무역분쟁 우려도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 20일 코스피가 1990선에 다가섰고 코스닥 지수는 7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 지수의 앞자리가 '7'을 기록한 것은 2019년 6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주 초반 시장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 업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1차 임상시험 성공 소식 이후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차례대로 나타나면서 시장 색깔 변화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됐다. 백신 개발 기대가 확대됐던 당일에는 치료제 개발 이후의 셧다운 해제, 이연 수요의 가파른 회복 등에 무게를 두며 자동차, 여행주 등 코로나19 확산 타격으로 눌려 있었던 대형 경기 민감주가 깜짝 반등했다. 다만 하루 만에 1차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섣부른 낙관 경계심이 확대되며 시장은 다시 신성장 산업으로 눈길을 돌렸다.
증시를 견인하는 주도주는 여전히 IT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등이다. 앞선 보고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언급해 온 코로나19 확산 이후의 산업 지형 변화 속 신성장 산업군이다. 산업 포트폴리오가 비교적 잘 구성된 한국 증시 내 성장주의 상대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며 당분간 시장 색깔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 2020년 하반기 주도 업종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 제기될 것이다. 최소 세 개의 난관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치료제와 백신 등장이다. 언택트 주식들이 주도 업종으로 부상한 계기는 코로나19의 확산이었다. 주식시장은 언택트의 세상이 얼마나 실생활에 스며들었는지를 가늠하며 주도 업종에 밸류에이션을 부여하고 있다. 향후 강도는 바이러스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달려있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사람이 언택트에 전염될 것이고, 치료제와 백신 개발 뉴스가 빨리 그리고 많이 전해질수록 더 많은 사람이 콘택트(contact)의 세계로 돌아갈 것이다.
다음은 공매도 금지 해제다. 시기적, 기술적으로 9월 중순 공매도 금지 해제를 앞둔 8월에 주도 업종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당시 공매도가 금지됐다가 해제된 적이 있다. 금지 직후 주식시장은 반등했고 해제 직후 조정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 공매도를 금지해 놓은 상태다. 금지가 해제되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주도 업종의 수급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의 귀환이다. 2010~11년 차화정 장세와 2014~15년 화장품 바이오 장세를 돌이켜 보면 주도 업종의 시장 비중 폭을 결정하는 데에는 삼성전자의 실적 방향이 중요했다. 두 시기 모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역성장하던 시기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에 다시 증가세로 반전했으나 2분기부터의 방향성은 모호하다. 최근 주도 업종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실적 모멘텀이 약할 것이라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녹아있다.
언택트 업종의 시장 비중으로 보면 비중이 올라간 기간이 길지 않고 비중 상승 폭도 과거의 주도 업종들과 비교했을 때 크지 않다. 일시적인 테마에 그칠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정책이 우호적이고, 톱라인 성장도 있는 데다가 미국과 업종 비중을 비교해도 1.6%포인트가량 낮다. 들고 있기 힘들 수는 있고 구간마다 피해 가는 것은 투자자들의 선택이다. 주도 업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