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이 연일 치솟고 있다. 하지만 청약 성적은 대형 건설사 시공 여부와 입지별로 명암이 엇갈린다. 최근 오피스텔 공급이 쏟아져 장기 가격 상승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업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 정부의 잇단 주택 관련 규제 강화로 부동산 수요자들의 관심이 오피스텔 시장 쪽으로 쏠린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이 짓는 브랜드 오피스텔의 경우 수요가 몰리면서 청약 경쟁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달 27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에는 6800명이 넘는 청약자들이 몰렸다.
이 단지는 A블럭과 B블럭으로 나눠 공급되는데 B블럭은 71~84㎡형(이상 전용면적) 이상 중대형으로 구성돼 있다. B블럭 84㎡OF형(펜트하우스)은 2실 모집에 214명이 신청해 최고 경쟁률이 213대 1에 달했다. 일반 84㎡형 역시 12.67~2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는 71㎡형이 7억4000만 원, 84㎡OF형이 15억2000만 원으로 고가 논란이 일었지만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 이외에도 입지가 탄탄하고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 분양하는 대형 브랜드의 중대형 오피스텔은 청약 열기가 뜨겁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 들어설 ‘청라국제도시역 푸르지오 시티’는 지난달 15일 청약 접수 결과 40~63㎡형 경쟁률이 22.65대 1로 소형 오피스텔보다 두 배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소형 모델 1과 2는 경쟁률이 각각 3.89대 1과 11.56대 1에 그쳤다. 지난 6일 대전 유성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도안’은 84㎡형 377실 모집에 4만4947건이 몰려 경쟁률 119.22대 1을 기록했다.
브랜드 중대형 오피스텔 쏠림 현상은 수요 증가와 함께 공급 희소성이 한몫했다. 부동산 중개플랫폼 직방의 전국 오피스텔 계약면적 입주물량 통계에 따르면 2018년 66㎡~132㎡형 이하 비중은 27.14%에서 2020년 19.57%로 감소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오피스텔 입주 물량이 계약면적 기준 66㎡ 이하 소형 쪽에 집중되면서 중대형 면적의 공급 희소성이 커지고 있다”며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최근 브랜드나 대규모 복합개발, 역세권, 택지지구 내 중대형 면적, 아파트 수요를 대체할만한 사업지 등 수요자들이 선호할 만한 조건을 갖춘 곳으로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대형 오피스텔이 모두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여전히 청약 미달된 곳이 많다. 이는 브랜드 건설사가 시공하더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남 나주시에서 분양한 500실 규모의 S오피스텔은 84㎡형 4실 모집에 단 한 명도 청약하지 않았다. 부산 동구 B오피스텔은 56㎡형 청약 경쟁률이 1.2대 1에 그쳤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 들어설 C오피스텔 역시 대부분 청약 미달됐다.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에 들어설 H오피스텔은 브랜드 건설사가 지었지만 대거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피스텔 공급 과잉 우려가 예상되는 만큼 신중한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KB부동산 리브온 관계자는 “오피스텔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단일 평수 기준 아파트보다 세금도 더 많이 내야하고 임대수익률 역시 생각만큼 높지 않다"며 "중대형 브랜드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재가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함 랩장 역시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2018년 9만3427실, 지난해 11만7859실로 지난 2년간 공급 과잉 상태이고 분양가도 높게 공급됐다”며 “한동안 가격 상승률 제한과 임대수익률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