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미국의 에너지·산업재·경기소비재 기업들의 부실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 기업들은 단기 유동성 충격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부채상환부담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부채의 질도 악화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경기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부도 및 신용등급 강등 위험이 커질수 있어, 미국 경기회복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이는 국제결제은행(BIS) 방법론을 차용해 한은이 미국 981개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현금소진 여부와 레버리지 비율, 이자보상배율 변화를 추정한 결과다.
이들 업종들은 현금소진 위험 기업과 채무상환능력 비중도 여타 업종에 비해 크게 증가해 코로나19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부도율의 선행지표로 알려진 고금리 투기등급 회사채 비중도 3월 들어 크게 상승해, 업종별로는 에너지·경기소비재·산업재가 65%를 차지했다. 고금리 투기등급 회사채란 투기등급 회사채 중 동일 만기 국채 대비 금리 스프레드가 1000bp 이상인 부채다.
분석결과 현금소진 또는 고부채기업이 보유한 부채(회사채와 대출)가 전체 분석대상 부채의 27.1%로 추정됐으며, 이중 에너지·경기소비재·산업재가 74.5%를 차지했다.
또, 신용등급 기준으로 보면 부도가 임박한 CCC+ 이하 투기등급 기업의 80%, 투기등급 강등 직전(BBB~BBB-등급)인 투자등급 기업의 40%가 에너지, 경기소비재 등 취약업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기업들의 도산이 증가할 경우, 이들 기업의 고용·생산 비중 등을 고려할 때 경기회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여타 업종에 비해 클 것이란 관측이다.
이굳건 한은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은 “에너지, 경기소비재, 산업재는 코로나19로 충격이 컸다. 현금소진 위험도 높고 부채비중도 높아 부실화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안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