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몰상식하고 무례하다"며 강력 비판했다.
윤 수석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 등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전쟁의 위기까지도 어렵게 넘어선 지금의 남북관계를 후퇴시켜서는 안 되며, 남과 북이 직면한 난제들을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나가자는 큰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평화의지를 설명했다.
윤 수석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에서 이러한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이는 그간 남북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며 북측에 이러한 사리 분별 못 하는 언행은 우리로서는 더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특사와 관련해서는 특사 제의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이를 북한이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윤 수석은 "북측이 우리가 현상 타파를 위해 비공개로 제의한 대북특사를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면서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이며,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써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또 "최근 북측의 언행은 북측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발생할 모든 사태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이처럼 강경태세로 돌아서면서 2018년 4월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이뤄낸 '판문점 선언' 국회비준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판문점 선언의 비준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면서 "당과 협의하거나 공식입장은 아니고, 제 판단은 그렇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의 논의를 어느 정도 거친 것으로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겠지만, 공식 회의를 통해서 나온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종합적으로 판단하자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닐까 말한 것이다. 그렇게 결정하려면 별도 회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저의 판단이라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화상회의를 열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했다. 회의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