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3차 추경 6월중 통과돼야"…주말 이후 여야 협상 가능성
정부는 4일 35조3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여야 원구성 난항으로 추경 심사는 첫발도 못 뗀 상태다. 통상 추경 심사에는 물리적으로 2주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통합당이 추경 예산 일부가 코로나 대응 목적과 맞지 않는다며 송곳 심사를 예고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애초 정부와 민주당은 이달 중 추경안 처리를 마치고 7월 집행을 목표로 세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정표를 맞추기가 빠듯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심사 일정이 지연되면서 자칫 추경의 생명인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지출의 효과가 그만큼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3차 추경 국회 처리 지연과 관련해 “6월 통과가 무산돼서는 안 되며, 비상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추경이 늦어질수록 국민 고통이 커진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가 부디 6월 중 추경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요청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9일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회의와 페이스북 글에서 “추경안에 담긴 대부분 사업 하나하나에 정책 수요자들이 있으며 그분들은 추경 자금의 수혜를 간곡히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고 말한바 있다.
시간이 점점 촉박해지고 있지만 아직 여야 협상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주에는 반드시 원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통합당을 향해 국회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통합당이 15일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간 민주당이 입장을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팽팽한 대치를 이어가는 중이다. 민주당은 최악의 경우 통합당을 제외한 전체 원구성도 불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치적 부담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는 강행하기 어렵다. 결국 어떻게든 여야가 합의점을 도출하지 않는 한 상황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서는 칩거 중인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주말 이후 복귀한 뒤 의원총회 재신임 절차를 거쳐 민주당과 재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회 등원 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통합당 안팎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주말이 지나면 주 원내대표가 다시 올라오고 원구성 협상에 우리가 참여할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 시각을 가지면 어렵게 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