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신남방 지역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미얀마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부터 도전장을 낸 국내은행들은 이 지역에서 사무소 인가는 물론 현지법인을 열기 위한 예비인가까지 속속 받고 있다.
농협은행은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양곤사무소 설립을 위한 최종 인가를 획득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8월 인가신청서 제출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농협은행은 2016년 미얀마 MFI법인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를 설립해 소매영업에 대한 경험치를 축적해왔다. 이번 사무소 설립을 통해 은행(지점·법인) 설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농협은행 양곤사무소는 추후 은행업 진출을 위한 사전 영업기반 구축 등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 현지인 사무소장 채용을 통해 미얀마 금융환경에 최적화 된 제반 시스템 구축 등 글로벌 사업 현지화에 한걸음 더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농협파이낸스미얀마’와 함께 현지 진출을 앞두고 있는 범농협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사업 역시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미얀마는 중국·인도·태국 등과 국경을 접하고,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신남방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다. 때문에 국내 은행들이 앞다퉈 도전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미얀마 금융시장은 인프라가 취약한 반면 성장 잠재력이 ‘포스트 베트남’으로 불릴 만큼 매력적인 시장이다.
앞서 지난 4월 IBK기업은행, 산업은행, KB국민은행은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법인 설립인가(예비인가) 취득에 성공했다. 미얀마 중앙은행은 제3차 외국계은행 예비인가 경쟁에서 인가신청을 제출한 총 5개 국가, 13개 은행 중 7개 은행에 대해 예비인가를 부여했다. 한국계 은행 중에는 기은, 산은, 국민은행이 현지법인 예비인가를 취득했다. 이들 은행은 현지법인 라이선스 예비인가를 부여받아 향후 9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최종 본인가를 취득할 예정이다. 현지법인으로 인허가를 받은 은행은 기업금융·소매금융이 가능하고 지점을 10곳까지 설립할 수 있어 사실상 모든 은행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기업은행은 미얀마에는 300 여개 한국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만큼 법인 설립 이후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업무를 취급할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미얀마 정부의 서민주택 공급 정책 목표에 따라 한국에서 영위해온 주택금융과 소매금융 부문에서 지닌 강점을 현지에서 발휘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은행의 경우 외환위기 당시 방콕지점 철수 이후 22년 만에 인도차이나반도에 영업점을 다시 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