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세업자들의 절규 “할 만큼 했다”...2차 영업 중단에 줄도산 위기

입력 2020-07-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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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한 식당이 썰렁하다. 캘리포니아/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한 식당이 썰렁하다. 캘리포니아/AP연합뉴스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남부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재확산하면서 영구 폐업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이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줄도산에 내몰리면서 미국 경제 회복도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6월 마지막 주 금요일,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주내 모든 술집의 영업을 다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내린 결단이었다.

그날 텍사스 위치토폴스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믹 라킨은 마음을 굳혔다. 주점에서 손을 뗄 때가 됐다고. 그는 “수중에 있는 모든 돈을 끌어 모아 주 정부의 지침에 맞춰왔다”면서 “또다시 영업 중단 명령이 떨어졌을 때,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할 만큼 했다”고 자포자기한 심정을 토로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영업장을 다시 닫아야 하는 상황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주고 있다. 3월 1차 영업 중단도 충분히 고통이었지만, 두 번을 버틸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일시 폐쇄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도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음식점 정보 사이트 앱 ‘옐프’ 분석 결과 코로나19가 몰아치기 시작한 3월 이래 약 6만6000개의 사업장이 폐업했다. 특히 6월 15~29일 폐점율은 그 이전 석 달 수준을 상회했다. 2차 영업 중단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유통업체의 폐업률이 가장 높았고 식당이 그 뒤를 이었다. 매장 방문객 수와 적은 마진에 의존하는 영세업장의 특성상, 봉쇄에 더 취약한 구조다.

NYT는 옐프가 추산한 영세사업장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불명확하지만 연방 중소기업청(SBA)은 보통 고용 인력 500인 이하 사업장을 소규모 사업장으로 분류한다.

SBA에 따르면 영세사업장은 미국 경제에서 44%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이들의 줄도산은 미국 경제 성장에도 타격을 줄 여지가 큰 것이다.

사트얌 칸나 뉴욕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영세사업장의 줄도산은 유동성 저하, 실업률 상승, 부채 증가로 이어져 경제 전 분야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 “일자리 창출원이라는 점에서 경제 회복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 정부는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을 통해 영세사업장 지원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애초 8주간 직원 임금에 지출할 경우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은 이후 완화됐지만 6월 말 프로그램 종료 시점에도 1300억 달러가 미사용된 상태였다.

이를 두고 영세 사업자들이 대출금 상환 시기에 영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조차 불안한 상황을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저스틴 노만 옐프 부대표는 “영세업자의 줄도산, 특히 유색인종이 운영하는 사업장의 폐점이 우려된다”면서 “이들이 영원히 시장에서 사라지기 전에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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