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의통화(M2)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역대 최저 금리수준에 예·적금 자금이 수시입출식으로 이동한데다, 정부 재정지출 자금의 일시 유입으로 요구불예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광의통화가 3000조원을 넘어 두달째 증가하는 가운데, 본원통화도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돈의 유통속도를 의미하는 통화승수는 역대최저치를 경신, 돈맥경화 현상이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M2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돈을 의미한다.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포괄하는 M1에, 머니마켓펀드(MMF)와 2년미만 정기예적금 및 금융채, 금전신탁 등 까지를 포함한다.
전월대비 기준으로 보면 M2는 1.2%(35조4000억원) 증가한 3053조9000억원(평잔 계절조정 기준)을 보였다. 이는 증가율 기준으로는 2018년 1월(1.3%) 이후 가장 큰 폭이며, 증가폭 기준으로는 직전월(34조원)에 이어 두달연속 역대최대치다.
상품별로 보면 요구불예금은 5.6%(15조7000억원) 급증한 29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최대치를 경신했던 3월 4.7% 증가율을 웃도는 것이다.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도 1.7%(10조4000억원) 증가한 617조6000억원을 보였다. MMF은 20.0%(10조9000억원) 급증한 65조3000억원을 나타냈다.
요구불예금은 재정지출 자금이 지방정부로 일시 유입된 것이,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은 예금금리 하락 등이 각각 영향을 미쳤다. MMF는 분기말 빠졌던 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형태를 반복하는 통상의 과정에서 늘어난 것이다.
M2 증가를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1.0%(15조1000억원), 기업은 1.7%(14조6000억원), 기타금융기관은 1.5%(7조원), 기타부문은 1.7%(2조9000억원)를 기록하는 등 모두 증가했다.
한편, 본원통화는 2.8%(5조5000억원) 증가한 202조7000억원(평잔 계절조정 기준)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M2보다 본원통화 증가율이 더 커 통화승수는 15.06배에 그쳤다. 이는 2001년 12월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저치다. 직전 최저치는 3월 기록한 15.26배였다.
방중권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4~5월 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통화증가세도 지속되고 있다. 통화승수 역시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