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그녀…왜 이 車를 골랐을까?

입력 2020-07-27 16:00 수정 2020-07-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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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브랜드별 평균 32%가 女오너…성능보다 디자인과 개성 중시해

2019년 1월 기준, 전국 자동차 등록 대수가 2300만 대를 넘어섰다. 최근 5년 동안 증가세가 2% 안팎으로 둔화했지만, 인구 2.2명당 1대꼴이다. 1가구 2~3대 보유 시대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 비율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서 운전면허를 보유한 사람도 총 3216만 명에 달한다. 여성은 1343만 명으로 41.7%를 차지한다.

운전이 가능한 잠재고객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40%를 넘어선 만큼 국산과 수입차 브랜드는 모두 여성을 위한 ‘레이디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암팡진 디자인이 최대 매력인 미니(MINI)는 60년을 넘어선 '브랜드 헤리티지'와 다양한 스타일 컬렉션 등을 더해 전세계 여성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차고 넘치는 고성능은 여기에 반전 매력까지 더한다.  (출처-BMW그룹프레스클럽)
▲암팡진 디자인이 최대 매력인 미니(MINI)는 60년을 넘어선 '브랜드 헤리티지'와 다양한 스타일 컬렉션 등을 더해 전세계 여성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차고 넘치는 고성능은 여기에 반전 매력까지 더한다. (출처-BMW그룹프레스클럽)

◇미니(MINI) 女오너 비율, 남성 고객 앞질러=브랜드 자체가 여성에게 인기를 끄는 경우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독일 BMW그룹 산하 미니(MINI)다.

2015년 독일 최대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 ‘체크24’는 자사를 통해 자동차 보험에 가입한 고객의 성별과 나이, 차종 등을 분석했다. 결과를 보면 MINI의 여성 오너 비율(55.3%)이 남성을 앞질렀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도 그 비율이 비슷하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국내에서 MINI를 구매(법인차량 제외)한 개인 고객 가운데 여성 비율이 55.2%에 달했다. 독일과 우리나라의 비율이 교묘하게 일치한 셈이다.

앙증맞은 디자인과 다양한 라인업, 나아가 귀여움 속에 담긴 '고성능'이라는 반전 매력이 크게 어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메르세데스-벤츠(2위)와 아우디(5위) 역시 전체 개인판매 가운데 여성 오너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남성은 차를 고를 때 성능과 파워트레인, 운동성능을 기준으로 삼는다. 반면 여성 오너의 대부분은 개성과 디자인을 1순위로 꼽는다. 여기에 브랜드 이미지와 실용성도 그녀들의 '차 고르기' 기준이다. 욕심을 채우지 못하는 몇 가지를 용서(?)할 수 있지만, 멋진 디자인만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BMW그룹코리아 관계자는 “MINI는 글로벌 대부분 시장에서 여성 오너의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는, 몇 안 되는 자동차 브랜드다”라고 말했다.

▲시트로엥 국내 오너 가운데 약 41%가 여성이다. 개성이 뚜렷한 디자인과 화려한 인테리어, 다양한 편의장비가 여심을 자극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공식수입원 한불모터스를 통해 국내에 데뷔한 C3 에어크로스 SUV.  (사진제공=한불모터스)
▲시트로엥 국내 오너 가운데 약 41%가 여성이다. 개성이 뚜렷한 디자인과 화려한 인테리어, 다양한 편의장비가 여심을 자극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공식수입원 한불모터스를 통해 국내에 데뷔한 C3 에어크로스 SUV. (사진제공=한불모터스)

◇매력 덩어리 시트로엥…"어머! 이건 꼭 사야 해"=수입차 시장에서 여성 오너 비율이 높은 브랜드를 꼽아보면 단연 시트로엥(3위)과 랜드로버(4위)가 눈길을 끈다.

시트로엥은 프랑스 PSA(Peugeot Societe Anonyme)그룹의 산하 브랜드다.

우리에게 익숙한 푸조를 중심으로 △시트로엥 △DS오토모빌 △오펠 △복스홀 등 5개 브랜드가 전열을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푸조와 시트로엥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대부분을 공유한다. 그럼에도 디자인과 주행성능, 편의 장비 등은 차별화가 뚜렷하다. 각각의 브랜드가 지닌 지향점도 극명하게 다르다.

'니어 럭셔리'를 강조하는 현대차와 '스포티'를 추구하는 기아차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1930년대 가장 아름다운 컨버터블로 이름을 날렸던 브랜드 아이콘 '트락숑 아방 컨버터블'. 시트로엥은 이 무렵부터 이미 여성을 마케팅 전략의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사진제공=한불모터스)
▲1930년대 가장 아름다운 컨버터블로 이름을 날렸던 브랜드 아이콘 '트락숑 아방 컨버터블'. 시트로엥은 이 무렵부터 이미 여성을 마케팅 전략의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사진제공=한불모터스)

특히 시트로엥은 개성을 중시하는, PSA그룹의 아이코닉 브랜드다.

푸조가 칼 같은 핸들링을 앞세워 고성능과 '펀 드라이빙'을 추구한다면, 시트로엥은 독특한 스타일과 넉넉한 편의 장비, 차고 넘치는 개성이 일품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디자인이다. 어디에 세워도 비슷한 차를 찾아볼 수 없는 실루엣과 평범함을 거부한 인테리어 등이 여성 고객의 구매력을 자극한다.

푸조와 달리 브랜드 자체가 과감함으로 똘똘 뭉쳐있기도 하다. 자연스레 도전적이고 미래지향적 이미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렇다 보니 평범함을 거부한 프랑스차 시트로엥은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17년 뉴욕모터쇼 데뷔 당시, 미국 팝 가수 '엘디 굴링(Ellie Goulding)'과 포즈를 취한 레인지로버 벨라(Velar). 역사상 가장 우아한 랜드로버로 꼽힌다.  (출처=뉴스프레스UK)
▲2017년 뉴욕모터쇼 데뷔 당시, 미국 팝 가수 '엘디 굴링(Ellie Goulding)'과 포즈를 취한 레인지로버 벨라(Velar). 역사상 가장 우아한 랜드로버로 꼽힌다. (출처=뉴스프레스UK)

◇2015년부터 랜드로버 女오너 증가…왜?=프리미엄 SUV 브랜드 랜드로버도 최근 여성에게 인기다.

랜드로버가 본격적으로 여심(女心)을 자극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다. 앞서 미국 뉴욕모터쇼에 ‘디스커버리 비전 콘셉트’를 선보인 뒤 랜드로버는 커다란 전환점을 맞았다.

전통적으로 고집해온 ‘보디 온 프레임’ 대신 승용차 타입의 말랑말랑한 ‘모노코크 보디’를 추구하기 시작한 게 이때 부터다.

각진 차체 디자인을 버린 랜드로버는 이후 △디스커버리 스포츠 △디스커버리5 △레인지로버 벨라 등 세련미를 가득 채운 새 모델을 연이어 내놨다.

특히 레인지로버 ‘벨라’는 현대적 감각 위에 우아함까지 더해 ‘아방가르드 랜디’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보디온 프레임과 각진 차체 디자인을 버린 이후 랜드로버는 '아방가르드 랜디'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특히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레인지로버 벨라(Velar)는 2019년 JTBC 인기 드라마 '스카이캐슬'에 배우 염정아와 함께 등장, 큰 관심을 모았다.  (출처=JTBC컨텐츠허브)
▲보디온 프레임과 각진 차체 디자인을 버린 이후 랜드로버는 '아방가르드 랜디'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특히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레인지로버 벨라(Velar)는 2019년 JTBC 인기 드라마 '스카이캐슬'에 배우 염정아와 함께 등장, 큰 관심을 모았다. (출처=JTBC컨텐츠허브)

랜드로버 전체 라인업이 하나둘 '모노코크 보디' 타입으로 전환되면서 국내에도 여성 오너 비율이 증가했다.

2015년 30.3% 수준이었던 이 비율은 매년 쉼없이 상승했다.

이듬해 △2016년(30.7%)→△2017년(30.9%)→△2018년(31.1%)→△2019년(32.5%)까지 꾸준히 늘어났다. 올 상반기에는 여성 오너의 비율이 37.3%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 랜드로버 국내 전체판매 역시 크게 늘었다.

랜드로버 코리아 관계자는 여성 오너 비율 증가와 관련해 “다목적성과 실용성을 더욱 강화한 랜드로버는 SUV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동시에 럭셔리하면서 매혹적인 디자인을 갖췄다"라며 "개성과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여성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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