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흔의 共有하기] 프랑스 해양부 장관 취임 축하한 해수부 속사정

입력 2020-08-1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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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차장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달 4일 프랑스 해양부 아니크 지라댕(Annick Girardin) 신임 장관에게 취임을 축하하는 서한을 보냈다.

문 장관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양과학기술과 해운 등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던 프랑스가 본격적인 해양수산 통합행정을 통해 해양강국으로 한 층 더 도약하기를 기대한다는 뜻과 함께 앞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선원의 이동과 원활한 해운 활동 보장, 해양환경 보호 등 국제적 이슈들에 대해서도 양국이 더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서한의 내용을 전했다.

해양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고 바다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면서 많은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해수부를 설립해 통합 해양수산 통합 행정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문 장관이 프랑스의 해양부 설립을 축하했던 것은 남다른 사정이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단독부처로 해양 관련 부처가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캐나다 수산해양부가 유이(唯二)했다. 여기에 프랑스가 해양부를 신설하면서 3개국으로 늘어난 것이다.

알다시피 해수부는 이명박 정부에서 부처가 없어지는 설움을 겪었다. 지금도 해수부 직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이다. 국토해양부는 해수부가 해체되고 해양업무(수산업무는 농림수산식품부로 통합)가 건설교통부로 통합되면서 만들어졌다.

줄곧 건설 쪽에서만 이력을 쌓아온 권 장관은 해양 쪽 사업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해양 관련 사업을 보고하면 ‘이게 왜 필요하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기껏 힘들게 만든 보고서를 쓰레기통으로 보내 해수부 출신 공무원들을 허탈하게 했다.

부처가 두 쪽으로 나뉘는 설움을 겪었던 해수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처를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마 대선 때마다 누가 대통령이 될지 가장 가슴 떨며 지켜보는 부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영화 ‘더 킹’에서 정우성이 연기했던 한강식 부장검사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안절부절못하며 누가 당선될지 점을 보듯이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세월호’ 사건의 주무 부처로서 없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았지만,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그러나 또 차기 정부에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일각에서는 진보 정부는 해수부에 우호적이고 보수 정부에서는 비판적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꼭 들어맞지는 않는 것 같다. 해수부 탄생이 김영삼 정부에서였고 이명박 정부가 해수부를 해체했지만, 박근혜 정부에선 다시 살려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가 대부처주의라는 정부조직 설립원칙을 어기고 해양부를 단독 출범시키면서 해수부의 대내외적 조직 정당성이 강화되는 효과를 얻었으니 축하 서한은 물론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축하사절단 파견도 고려해봤음 직하다. soq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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