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 ‘경제 특구 40주년’...1만 배 성장 신화 썼지만

입력 2020-08-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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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어촌서 첨단 IT 메카로 급성장…미중 대립·홍콩 위기에 역풍

▲8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중국 광둥성 선전의 DJI 플래그십 스토어를 지나가고 있다. 선전/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중국 광둥성 선전의 DJI 플래그십 스토어를 지나가고 있다. 선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이 된 선전시가 경제특구 1호로 지정된 지 26일로 4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선전은 개혁개방 정책의 혜택을 오롯이 받으면서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만 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인 화웨이테크놀로지를 비롯해 굵직한 민간기업들을 다수 배출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중 대립 격화, 홍콩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이곳에 전례 없는 역풍이 불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남부 해안가의 가난한 어촌에 불과했던 선전은 1980년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급속도로 발전했다. 지금은 중국에서 정보·기술(IT) 산업을 선도하는 첨단도시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화웨이와 텐센트,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드론 제조사 DJI 등 글로벌 혁신 기업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역내 총생산은 2조7000억 위안(약 464조 4000억 원)으로, 상하이와 베이징에 이어 중국 3위 도시에 올랐다. 세율 인하와 토지사용권 거래 허용 등 파격적인 규제 완화, 홍콩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 등이 성장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이 많은 만큼 미·중 마찰의 타격도 컸다. 특히 화웨이를 향한 미국의 압박은 날로 심화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7일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미국 기술이 조금이라도 사용된 반도체 제품을 화웨이와 거래하지 못하게 하고 승인을 조건으로 예외적으로만 허용한다는 내용의 강화된 제재를 발표했다. 이달 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채팅앱 위챗의 모기업인 텐센트와의 거래를 45일 뒤부터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도 역풍이다.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하에서 홍콩은 세계가 중국으로 통하는 관문이었으며, 인접 지역인 선전도 큰 덕을 봤다. 하지만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홍콩의 경쟁력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홍콩을 경유하는 사람과 돈의 유입이 둔화하면, 선전에 미치는 타격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인건비 상승, 부동산 버블 등으로 공장입지 거점으로서의 선전의 매력이 쇠퇴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이슈로 상황이 더욱 악화한 셈이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특구 지정 40주년을 맞아 관례대로 올가을 선전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주년과 30주년에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기념식에 참석했었다. 인접한 홍콩의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시 주석의 선전 방문은 언제 이뤄질지,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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