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소비 충격이 확대되고 있다. 민간소비 바로미터인 카드 사용액은 증가세가 크게 약화했고 서울 소상공인 매출은 2월 말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30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7∼23일) 카드 국내승인액은 한 해 전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드 사용액은 8월 첫째 주만 해도 2.8% 늘어났고 둘째 주에는 10.4%까지 올랐다.
이후 8월 셋째 주 확진자가 매일 200명~300명 넘게 쏟아져 나오면서 카드 씀씀이 증가세가 꺾였다. 2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 만큼 8월 넷째 주 카드 사용액은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자영업은 매출이 크게 줄며 직격탄을 맞았다.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서울 소상공인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7% 감소했다. 8월 둘째 주(-6.9%)보다 많이 미끄러진 수치며 코로나19가 처음 퍼지던 2월 24∼3월 1일 매출이 25.3% 줄어든 이후 최대 감소다.
놀이공원 입장객과 영화 관객도 급감했다.
롯데월드는 최근 입장객이 지난해 이맘때의 10% 수준으로 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월드는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파악돼 이달 16일 휴장했고, 서울랜드와 캐리비안 베이도 19일부터 시설을 잠시 폐쇄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주 주말 국내 영화 관객 수는 전년 같은 주 주말(187만2천905명)의 19.8%인 37만468명에 그쳤다.
소비는커녕 외출조차 하지 않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주 주말(22∼23일) 버스·지하철·택시를 합친 대중교통 이용 건수는 직전 주말보다 19.2% 감소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연초부터 극심한 매출 부진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는 이들에게 상당히 고통스러울 수 있다.
다만 거시경제 측면에서 봤을 때 코로나19 재확산이 소비에 미치는 여파는 아직 지난 3월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나온다. 지난 3월 국내 카드승인액이 한 해 전보다 4.3% 감소하고 4월에는 5.7%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감소세는 아직 크지 않다는 점 등이 근거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집계된 모빌리티 데이터 등을 토대로 봤을 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충격은 지난 3월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재부 관계자도 "지난 3월에는 공포감에 외출을 극도로 꺼리는 이들이 나타나며 소비가 받는 타격이 컸다"며 "현재 여파는 그때보다 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거리두기가 3단계로 가면 과거 수준 혹은 그 이상의 타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