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 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일평균 수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18억 달러대로 진입하는 등 회복의 불씨는 살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액이 396억6000만 달러를 기록, 작년 같은 달보다 9.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1.5일이 부족한 점을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18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수출 성적에 반영된 4월 이후 최대치다.
월별 수출은 2월 3.5% 증가에서 3월 1.6% 감소로 돌아선 뒤 4월 -25.5%, 5월 -23.6%, 6월 -10.9%, 7월 -7.1%를 기록한 이후 8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산업부 관계자는 "8월 조업일수가 1.5일 감소했음에도 두 달 연속 한 자릿수 대 감소율을 기록했다"며 "조업일수 효과를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3.8% 감소를 기록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소 감소 폭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루 평균 수출 증감률은 올해 1월 4.2%에서 2월 -12.5%, 3월 -7.8%, 4월 -18.8%, 5∼6월 -18.4%, 7월 -7.1% 등이다.
품목별로는 주요 15대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2.8%), 가전(14.9%), 바이오·헬스(58.8%), 컴퓨터(106.6%) 등 4개 품목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올해 1~8월 누계 기준 플러스로 전환했다.
다만 나머지 11개 품목 수출은 작년보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철강(-19.7%), 무선통신(-31.7%), 자동차(-12.8%), 일반 기계(-17.1%), 석유제품(-44.0%), 선박(-31.5%), 차 부품(-27.0%) 등 주력제품들이 줄줄이 두 자릿수대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국(-3.0%)과 미국(-0.4%), EU(-2.5%) 등 3대 수출시장으로의 수출 모두 한 자릿수대로 감소했다. 그러나 하루 평균으로는 23개월 만에 3개 시장에서 모두 플러스로 전환해 회복세를 보였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8월 수입은 16.3% 감소한 355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1억21600만 달러로 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한편,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한국의 세계 교역 순위는 8위를 기록했다. 주요국의 상반기 실적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우리 수출과 교역은 상대적으로 선전함에 따라 8년 만에 1단계 상승한 것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지속하고 있고, 조업일수가 부족한데도 8월 수출이 한 자릿수대 감소를 유지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미국, EU 등 3대 시장으로 수출이 모두 회복세를 보인 점도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무역 분쟁 등 위기 요인이 상존해있고, 저유가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한시도 방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성 장관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중심의 경제·무역구조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만큼 '비대면 수출 활성화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