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유동성 파티’를 벌이고 있다. 증시 주변 자금이 17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둔 것이다. 특히 한시적 공매도 금지가 6개월 더 연장되고,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시장 ‘대어’가 시장에 나오면서 증시 자금 증가 추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현재 증시 주변 자금은 총 169조3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보다 50.0% 증가한 규모다.
이날 증시 주변 자금은 바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166조8807억 원) 대비 2조1533억 원(1.29%) 늘어나며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시 주변 자금은 투자자예탁금(54조7561억 원), 파생상품거래예수금(11조6981억 원), 대고객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잔고(86조1721억 원), 위탁매매 미수금(2767억 원), 신용거래융자 잔고(16조1299억 원), 신용대주 잔고(11억 원) 등을 합친 것이다.
이중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투자자예탁금이 연초 대비 88.37% 늘어나며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이어 투자자가 주식 매수대금을 증권사로부터 빌리는 신용융자 잔고와 위탁매매 미수금이 각각 75.19%, 65.72% 늘었다. 대고객 RP 매도잔고도 연초와 비교해 32.75% 급증했다.
투자자예탁금, 대고객 RP매도잔고, 신용융자 잔고 등은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부동산시장에는 규제가 가중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이에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하는 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8월 개인투자자는 양대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서 7조6862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증시 폭락으로 ‘동학개미운동’이 펼쳐진 지난 3월(11조4855억 원) 이후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달 31일 개인은 외국인 매도 ‘폭탄’을 받아내며 하루 만에 1조4204억 원어치를 사들이는 자금력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오는 15일 종료 예정이던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가 내년 3월 15일까지 연장된 점이 개인의 증시 유입을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개인에게 불리했던 공매도 우려가 줄어든 점은 개인의 주식시장 진입을 유도하는 환경”이라며 “실제 지난 3월 공매도 금지 조치는 개인 자금 유입의 원인 중 하나였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올해 기업공개(IPO) 기대주인 카카오게임즈가 1~2일 일반투자자 공모를 진행하는 점도 증시 유입 자금을 늘리는 이벤트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는 앞서 지난달 26~27일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사상 최대 경쟁률(1479대 1)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상장으로 증시자금 유입 원인으로 지목된 SK바이오팜(835.7대 1)보다 약 1.8배 높은 경쟁률이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유동성 확대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흐름이라고 평가한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저금리를 통한 통화량 증가가 지속되는 한 투자자예탁금은 최소 100조 원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며 “사회적 통념상 재테크 수단이 주식으로 압축되는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그 상단을 예상하기 더욱 어렵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