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를 선호하던 소비자의 구매의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수리비 부담 등으로 수입차의 희소가치가 떨어진 반면, 국산차는 고급화되면서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의향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올해 초 공개한 신차 구매의향 조사 결과에서 수입차는 3년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수입차 구매의향률은 2019년 22.4%로 전년(31.1%)보다 8.7%포인트(p) 떨어지면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해 7월 2년 내 신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구매희망 자동차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 구매의향률은 41.6%로 전년(33.5%)보다 8.1%p 올랐다. 기아차는 21.2%로 3.3%p 상승했다.
수입차를 타다 국산차로 바꾼 소비자들은 수입차의 수리비 부담과 불편을 지적하고, 국산차는 이미지가 고급화됐다고 평가했다.
닐슨코리아는 올해 2분기 3년 내 수입차에서 제네시스와 현대차 등 국산차로 변경한 소비자 400명, 1년 이내에 국산 브랜드 차를 사려는 수입차 고객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이번 조사에서 수입차에서 국산차로 갈아탄 소비자들이 수입차에 가진 불만은 수리 비용 부담과 불편함, 유지비, 중고차 가격 하락이 가장 많았다.
폴크스바겐과 벤츠 등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 BMW 화재 사건,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도 수입차 브랜드 구매 의향을 떨어뜨린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인터뷰 조사에선 딜러사마다 차량 천차만별인 가격, 구매 시기마다 달라지는 할인 폭에 따른 신뢰도 하락 등도 수입차 구매 의향이 감소한 이유로 제기됐다.
아울러 이 조사에선 “몇 년 전만 해도 벤츠나 BMW 차량을 보면 자연스레 눈길이 갔지만, 이제는 너무 흔해서 별다른 느낌이 없다”며 희소성 감소에 따른 만족도 하락 의견도 있었다.
수입차에서 제네시스로 바꾼 고객들은 고급스러운 이미지, 브랜드 평판, 수리 편의성 등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수입차에서 제네시스와 현대차로 바꿨거나 1년 내 교체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의 답변은 2년 새 변화가 있었다.
2018년에는 손쉬운 정비, 경제적인 유지비, 넓은 실내공간이 이유였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 실내외 디자인, 승차감, 가격 대비 가치 등이 많이 언급됐다.
수입차에서 국산차로 바꾼 소비자 중 49%는 아예 수입 브랜드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만, 독일계 브랜드 차를 소유하던 경우는 절반 이상이 국산차와 동시에 저울질했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협회 집계 등에 따르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은 2012년 10%를 넘은 뒤 2018년 16.7%까지 높아졌다가 지난해부터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작년 수입차 점유율은 15.9%를 기록한 뒤 올해 들어 7월까지 14.7%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