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정부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의 증가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37개국 두 번째로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의 OECD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정부소비 비중은 14.4%에서 15.8%로 1.4%포인트(p)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콜롬비아(1.8%p) 다음으로 가장 큰 증가폭이다.
OECD 37개국 중 정부소비 비중이 증가한 나라는 7개국이었다. 나머지 30개국은 비중이 줄었다.
그중에서도 아일랜드는 5.8%p 줄면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그 뒤로 리투아니아(-4.7%p), 아이슬란드(-4.1%p), 미국(-3.0%p) 등 순이다.
한경연은 이 자료를 토대로 성장률을 최대화할 수 있는 정부 규모와 실업률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정 정부소비 비중을 추정한 결과, 성장률을 가장 높게 하는 정부소비 비중은 15.6%, 실업률을 가장 낮게 하는 정부소비 비중은 18.3%라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18.4%를 기록한 한국의 정부소비 비중을 보면 성장률을 최대화하는 정부소비 비중은 넘어섰고, 실업률을 최소화하는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정부소비 비중이 커질수록 재정수지비율이 악화하고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적정수준을 넘어선 정부소비는 성장 최대화와 실업 최소화는 달성하지 못하면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를 누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정부소비 증가를 억제해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누적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수입 내 지출원칙과 공무원 총원제 등을 법제화하고 정부예산에 대한 국회심의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처럼 기축통화국이 아니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누적에 대한 경계를 잠시도 게을리할 수 없다”며 “대부분 국가가 정부소비 비중을 낮추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정부소비 비중 증가속도가 너무 빨라 우려스럽다. 정부소비 팽창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