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조업일수 감소가 겹친 때문이다. 재고소진과 생산조정에 들어간 자동차를 포함한 운송장비도 부진을 이어갔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에서는 운송장비가 17.0% 하락해 5개월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5월달 57.6% 급감이후 7월 -11.3%까지 회복세를 보이던 흐름에서 마이너스폭이 재차 확대됐다. 석탄 및 석유제품도 18.4% 줄어 부진을 이어갔다.
컴퓨터, 전자및광확기기도 0.1% 하락해 4개월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LCD평판디스플레이가 23.4% 줄어 1년10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반도체 직접회로는 10.6% 늘어 1년7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수입에서는 광산품이 21.5% 줄어 석달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는 또 2010년 1월(-23.1%) 이후 10년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제1차금속제품도 21.4% 줄었다.
환율요건 등 가격요건을 반영한 금액지수의 경우 수출은 9.2%, 수입은 15.9% 각각 감소했다. 각각 6개월과 5개월째 하락세다.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8월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44.0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5.6% 하락했다. 이는 2월(-16.0%) 이래 7개월째 내림세다.
한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6.7% 오른 96.75를 기록했다. 5개월연속 오름세다. 수입가격(-11.7%)이 수출가격(-5.8%)보다 더 큰 폭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2.8% 상승한 101.43로 3개월째 올랐다. 수출물량지수가 하락했지만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강환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출 물량과 금액 모두 7월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수입도 물량은 3개월만에 하락했고, 금액은 마이너스 폭이 소폭 확대됐다. 조업일수가 전년동월대비 1.5일 줄어든데다, 그간 하락 요인이었던 국제유가 하락세가 여전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석탄, 석유제품 등에서 마이너스폭이 컸다. 컴퓨터 및 전자부문 수출도 이동전화기와 LCD, OLED 등 전자표시장치가 마이너를 기록하면서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반도체는 컴퓨터 등 주요품목에서는 증가세가 견조했다”며 “마이너스 폭이 다시 확대된 운송장비 수출은 재고소진과 생산량 조정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9월20일까지 통관기준 수출이 3.7% 상승했다. 수입도 하락폭이 6.8%로 축소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월말까지 이어진다면 (교역조건이) 8월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 현물가격은 9월들어 24일까지 소폭 상승전환했다. 반도체는 가격측면에서도 9월엔 개선될 것 같다. 다만 국제유가는 9월들어 24일까지 41.5달러를 기록해 전년동월대비 32.1% 하락세다. 8월 하락률보다 더 떨어지고 있어 연관산업인 석유화학제품 등에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