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는 물론이거니와 내년까지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재정확대 정책에 따른 국고채 발행 물량 증가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을 조기에 실시할지 혹은 내년에도 정례화 할지 등 정도가 관심사일 것으로 봤다. 최근 수출과 소비자물가가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경로에 대한 판단도 주목해볼 변수로 꼽았다.
11일 이투데이가 증권사 채권전문가 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원이 만장일치 동결을 예측했다. 또 짧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길게는 내후년인 2022년까지 기준금리 동결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반면, 자산의 부동산시장 쏠림에 따른 금융불균형 문제가 부각하고 있는데다 정부도 부동산 억제책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 맞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기준금리 조정이 있진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 완화적 기조를 가져가겠지만 이미 기준금리는 실효하한 수준에 다 와 있다. 최근 부동산 이슈를 감안하면 추가 인하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11월 미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이 코앞에 와있는 점도 동결 배경으로 꼽혔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통화정책은 관망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재선시 재정확대를 지원키 위해 마이너스금리와 달러화 약세로 정책방향을 가져갈 것인 반면, 조 바이든이 되면 경기부양책은 같으나 연준(Fed) 독립성을 보장할 것으로 보여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국고채 단순매입과 경기판단에 대해 어떤 신호를 줄지가 관심사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우혜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9월말부터 (정례적으로) 국고채 단순매입을 시작했다. 추가적으로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은 없는지, 매입대상은 뭐가 될지 등에 대한 관심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과 물가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최근 지표개선으로 국내 경제전망에 대한 코멘트가 조금은 긍정적인 톤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밖에도 최근 한은이 디지털화폐 시험테스트(파일럿)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볼 변수로 꼽았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은 내부에서는 파일럿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상징할 수 있는 마이너스금리나 자산매입 등으로 이어질지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대내외적으로 비전통적 수단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통화정책도 단순매입 확대 등을 통한 정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관측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Fed)도 코로나19로 경제가 부진하면 재정을 쓰라 하고 있다. 우리도 그렇고 주요국 중앙은행 정책기조자체가 금리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은은 14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은은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0.50%로 결정해, 기준금리를 역대최저수준까지 끌어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