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년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틀연속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이 가시화하면서 장막판 낙폭을 키웠다. 오전장엔 당국 개입경계감과 함께 결제수요도 나오면서 횡보하는 흐름이었다. 반면, 오후장들어선 업체들이 들고 있던 달러를 매도하기 시작했고, 개인들도 갖고 있던 달러화예금을 깨면서까지 달러 투매에 가세했다. 주말을 앞두고 포지션을 정리하는 물량도 쏟아졌다.
이에 따라 외화자금사정을 뜻하는 FX스왑포인트는 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화를 팔고 원화를 사겠다는 수요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바이든 당선이 유력해진데다, 달러화 투매까지 겹쳤다고 전했다. 미 대선 이슈라 외환당국 개입도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원·달러는 하락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달러가 큰 폭으로 떨어진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가능성도 있어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음주 원·달러는 1110원에서 113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1124.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26.9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6.6원으로 이틀연속 6원대 변동폭을 이어갔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3.2/1123.8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95원 내렸다.
FX스왑포인트는 일제히 상승했다. 1개월물은 5전 오른 30전으로 2016년 11월23일(30전) 이후, 3개월물은 25전 상승한 30전으로 2016년 11월24일(35전) 이후 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물도 60전 오른 -60전으로 2016년 9월27일(-60전) 이후 4년2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그는 이어 “역외 위안화가 6.6위안을 깨진 못했다. 다만 다음주도 원·달러 하락압력은 지속될 것”이라며 “1115원 이하까지 봐야할 듯”이라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바이든 후보가 확실시되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전방위적으로 약했다. 원·달러도 이를 반영해 빠졌다. 외국계 쪽으로 비드가 많이 들어온 것으로 봐서는 오전엔 결제수요도 많았다. 반면 오후엔 바이든쪽으로 더 기운데다 위안화도 밀리자 역외 매도세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불복할 가능성도 있다. 낙폭이 컸다는 점에서 낙폭을 반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주 원·달러 환율은 1110원에서 113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1엔(0.01%) 오른 103.53엔을, 유로·달러는 0.0005달러(0.04%) 내린 1.1824달러를 보이고 있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97위안(0.14%) 오른 6.6138위안을 기록 중이다. 장중엔 6.5991위안까지 떨어져 6.6위안이 무너지기도 했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고시환율을 전일대비 0.0605위안(0.90%) 내린 6.6290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2018년 7월11일(6.6234위안) 이후 2년4개월만에 최저치다. 아울러 지난달 12일(0.0670위안·0.99%) 이후 한달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뜨린 것이다(절상).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71포인트(0.11%) 상승한 2416.50에 거래를 마쳤다. 장초반 2430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장중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7928억39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전날 1조원 넘게 순매수한 이래 이틀연속 큰 폭으로 매수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