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이 다가오면서 양사의 결정을 둘러싼 소문만 무성해지고 있다.
29일 배터리 업계와 증권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소송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며 12월 10일로 예정된 ITC의 최종 판결 전에 공신력 높은 제3자 중재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 소문에서는 합의금에 대한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시됐다.
정작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했다. LG화학은 “내부적으로 극적으로 합의한다는 얘기가 없는 거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고, SK이노베이션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조 바이든 행정부 시대의 개막 등의 영향으로 ITC가 최종 판결을 또다시 연기할 확률이 높아지자, 양사 합의의 가능성이 시장에서 제기되며 이 같은 소문이 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송이 장기화하며 양사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시장에서는 두 회사가 협의에 돌입할 것이란 말이 도는 게 아니겠냐”라고 전했다.
앞서 ITC는 양사 소송의 최종 판결 날짜를 10월 5일에서 같은 달 26일로 연기한 뒤 또다시 다음 달 10일로 미룬 바 있다. ITC가 다른 소송에서도 판결을 연기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 최종 판결일도 또 한 번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같이 최종판결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합의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지만, 여전히 당사자들은 소송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기존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모두 소송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를 우려해 합의의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합의를 위한 선제 조건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ITC가 최종 판결을 발표한 10월 26일에도 LG화학은 “ITC 소송에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할 것”이라며 “더불어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소송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할 것”이라면서도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LG화학은 전지사업부를 분할해 내달 1일 출범하는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