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부담스러운 수준이란 평가도 있다. 사상 최고 주가를 기록한 2017년과 2018년의 영업이익은 50조 원을 넘었고, 올해는 잘해야 37조 원대로 예상된다. 정상적인 가치평가만 놓고 보면 현 주가 수준에 대한 설득력이 약하다.
삼성전자가 ‘6만전자’오명을 벗을지 관심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51%(170원) 오른 6만9500원에 마감했다. 장 중에도 사상 최고가인 6만9900원을 찍었다. 11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22.79%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 부양에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큰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 주식 1조5730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날 하루 외국인 순매수는 1918억 원 어치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아직 싸다는 평가가 많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D램만 떼어 본다면 지난 3년간 이익이 TSMC의 동기간 이익보다 46%가 많고 TSMC의 최고 이익률이 삼성 디램의 최저 이익률과 비슷하다”며 “이러한 D램 사업은 동기간 삼성 매출의 15% 밖에 되지 않지만, 그래도 시총은 TSMC가 21% 더 많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온라인을 통해 삼성 투자가 포럼을 열었다. 포럼은 메모리 전망과 함께 파운드리, CIS, 모바일, AI 등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전망이 포함됐다.
황 연구원은 “결국 파운드리 성장이 평가의 관건”이라며 “자금력과 공격적인 투자, 공정 기술력, 향후 메모리와 로직의 통합 등이 삼성의 장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전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와 과거 10년간의 밸류에이션을 비교해보면 TSMC 역시 주가수익비율(PER)이 과거 평균 12~15배 수준을 벗어나 현재 24배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의 PER 스프레드는 90%까지 벌어지면서,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싸다는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호황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삼성전자 주가를 견인하는 요소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램 메모리 산업은 2021년 1분기까지의 하락 주기를 마무리하고, 2분기를 시작으로 장기 호황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정기 인사를 통해 메모리·파운드리·소비자가전(CE) 등 세 가지 주력 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대표이사 3인도 예상대로 모두 유임됐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부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소비자 가전(CE) 부문에선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재승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재승 사장은 삼성전자 창립 이래 생활가전 출신 최초의 사장인데, 소비자가전에 대한 중요성이 드러난 대목이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6조1792억원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37조1055억원) 대비 24.72% 늘어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