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운명을 가를 검사징계위원회가 10일로 예정된 가운데 양측의 장외공방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윤 총장은 법무부 장관이 징계위원을 모두 지명·위촉하도록 한 것은 문제라며 헌법소원을 내고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징계위가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헌번재판소가 10일 이전에 가처분 결론을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예정대로 징계위 개최를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징계위를 앞두고 추 장관과 윤 총장 양측은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법정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직무정지에 대한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인용으로 다소 유리해진 윤 총장은 헌법소원을 내는 강수를 뒀다.
윤 총장은 총 7명의 징계위원 중 장관과 차관을 제외한 5명을 법무부 장관이 위촉하도록 한 검사징계법을 문제 삼았다. 법무부 장관이 징계를 청구하게 돼 있는 검찰총장이 징계혐의자가 되는 경우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어 공무담임권,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헌재 판단 전까지 해당 조항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가처분도 신청했다.
이에 맞서 법무부는 법원의 직무정지 집행정지 신청 일부 인용에 대한 즉시항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달 1일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사흘 만에 번복하며 맞불을 놨다. 법무부 법률대리인인 이옥형 변호사는 “징계위 전에 결정이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원 결정의 사실관계 평가와 법률해석에 대한 재판단을 받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가 윤 총장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징계위 개최는 무산될 수 있다. 그러나 헌재의 가처분 신청 재판은 법원보다 절차가 복잡해 10일 전에 결론이 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인용 사례도 드물어 윤 총장 측이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아울러 윤 총장이 지적한 부분은 징계위원 상당수를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외부에서 추천하는 방향으로 개정돼 내년 1월 21일 시행된다.
윤 총장의 헌법소원은 법률적 실익보다 징계위원 구성의 편향성을 부각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은 해당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현행법상 외부인원 3명도 장관이 위촉하게 돼 있어 객관적이고 엄정한 징계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고 한 바 있다.
특히 당연직 위원인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의 징계위 참석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결과를 예단하지 말아달라”던 이 차관은 추 장관의 정책보좌관 등과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윤 총장의 헌법소원 청구와 관련해 “악수인 것 같다”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 차관은 “대체로 실체에 자신이 없는 쪽이 선택하는 방안”이라며 “효력정지가 나올 턱이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윤 총장에 대한 징계 방향이 이미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해당 대화방에는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과 이름이 같은 ‘이종근2’라는 대화자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은 커졌다. 법무부는 ‘이종근2’가 이종근 부장이 아닌 그의 아내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박 담당관이 텔레그램에 가입한 시점은 문제가 된 대화가 이뤄진 뒤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성 1호기 원전과 관련한 내부 자료를 대량으로 삭제하는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혐의를 받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2명이 구속된 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추 장관이 검찰의 원전 수사를 두고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평가했지만 법원은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한 만큼 윤 총장 측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월성 원전 사건은 이 차관의 이해충돌 문제를 다시 주목받게 했다. 이 차관은 내정 직전까지 원전 사건 관련 검찰의 수사 대상인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변호를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