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 투자유치 나선 CJ CGV, 신용도 회복할까
CJ CGV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가운데 회사 신용도에도 긍정적 영향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그룹은 CJ CGV에 CGV는 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를 재무적 투자자(FI)로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투자금액은 2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구조는 CJ CGV가 발행하는 신주와 향후 CJ CGV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메자닌 채권 약 2000억 원어치를 케이스톤PE가 인수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케이스톤 PE는 CJ CGV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CJ CGV 최대주주는 CJ㈜로 3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1위 멀티플렉스 상영관 운영사인 CJ CGV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다중이용시설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020년 3분기까지의 연결기준 영업적자가 2990억 원에 달한다.
이 여파에 회사 신용등급 역시 하락 일로를 걷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30일 CJ CGV의 장기신용등급 및 등급전망을 기존 ‘A’(부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한 데 이어 추가 조정에 나선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정기평가를 통해 전자단기사채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이 또한 지난 6월에 이은 추가 조정이었다.
이번 CJ CGV의 투자유치에 대한 크레딧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재무 개선 측면에서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크레딧 연구원은 “분기별 1000억 원대 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진다는 가정하에서는 이번 투자 유치 추진은 유동성 확보 측면으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크레딧 연구원은 “이번 투자 유치와 관련한 세부 조건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지만, 투자유치가 자본으로 분류되는 조달이라고 하더라도 어찌 됐든 차입이라는 게 상환의무가 있기 때문에 재무 안전성이 개선된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외부로부터 차입을 계속 늘려나가는 것은 나중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회사는 건전성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7월과 10월 각각 22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와 800억 원 규모 영구채 발행을 진행했으며 이달 중으로도 최대 2000억 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