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서 자동차, 화학, 전기전자 반도체(이하 차ㆍ화ㆍ전) 등 분야 내 대형주 위주의 상승을 전망했다. 최근 증시 상승이 차ㆍ화ㆍ전의 강세 주도로 이뤄지면서 추가 상승 여부가 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 = 외국인의 매수세가 당분간 유입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연초 대비 21조 원에 달하는 외국인의 순매도를 고려해 보면, 다시 채워 넣어야 할 매수 규모는 적지 않다고 본다. 달러 약세에 근거한 신흥시장 비중확대의견이 월가 전반에 퍼진다는 점도 근간의 외인 움직임을 잘 설명할 수 있다.
최근 섹터별 유입 강도를 살펴보면 소재 섹터에 관한 외국인 선호가 확인된다. 달러 약세와 함께 원자재 가격이 상승 중이라는 사실은 해당 섹터의 선전을 뒷받침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사이즈 특성상, 신흥 시장 자금 유입에 우선 수혜가 될 수 있는 대형 IT에 관심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급격히 증가한 증시 거래대금과 이에 실적 연동이 높은 증권업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 = 차ㆍ화ㆍ전의 비중을 아직 줄일 때가 아니다. 최근 1개월간 차ㆍ화ㆍ전 업종에 관해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수를 지속 하면서 주가가 상당히 가파르게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ㆍ화ㆍ전에 관한 비중을 아직 줄일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우선 주도주 랠리를 이끄는 업종에 관해 비중을 줄이는 시점은 주도주 랠리가 끝날 때이다. 따라서 주도주 랠리가 한창인 시점에서 고려할 만한 사항이 아니다.
필자는 여러 자료를 통해 주도주 랠리가 끝나는 상황에 대해 수차례 언급했다. 경험으로 주도주가 힘을 잃기 시작하는 시점은 주도주의 펀더멘탈 변화를 주가에 반영하지 못할 때이다. 즉, 시장 참여자들이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정도로 주가 쏠림이 과도해질 때가 랠리의 정점에 달하는 시기다. 현재 차·화·전의 펀더멘탈은 상당히 양호하고 반도체 빅 싸이클 진입, 글로벌 그린 뉴딜 트렌드 등 주변 환경 또한 여전히 우호적인 상황이다.
기술적으로 개별 업종의 시가총액 증감률을 이용해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상 차ㆍ화ㆍ전의 추가 매수 룸이 있는지 확인했다. 예를 들어 12월 들어 코스피 지수의 시가총액이 약 5.5% 증가했는데,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은 8.3% 증가했다. 이는 포트폴리오에서 반도체 업종의 비중이 많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화학 업종은 +2.6%밖에 증가하지 못했다면, 벤치마크 대비 비중이 오히려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
볼린저 밴드와 같은 밴드를 설정할 경우 비중 변화를 통해 추가 매수 룸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비중이 과도하게 쏠리게 되는 경우 상·하위 밴드를 이탈할 것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평균선을 향해 회귀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현시점에서 차·화·전 모두 추가 매수 룸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펀더멘탈 팩터 모델을 통해 투자자들이 어떤 주식을 선택하고 있는지 살펴본 결과, 12월 들어 이익 모멘텀, 성장성, 주가 팩터가 두드러졌다. 반면, 퀄리티 팩터의 성과는 부진하다. 투자자들의 위험선호가 유지되고 있고, 주도주 모멘텀 또한 지속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시장 흐름에 변화를 줄 만한 변곡점에 도달하지 않았다. 즉, 펀더멘탈이 양호하고, 추가 매수 룸이 남아있는 차·화·전을 중심으로 위험 선호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