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의 화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코스피의 폭락 이후 거짓말 같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극적인 반전드라마를 연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이 공식화 이후 줄곧 내리막을 그리던 코스피는 ‘검은 목요일(3월 19일)’에 전일 대비 8.39% 하락하며 연 최저점인 1457.64로 마감했다. 올해 폭락이 유독 공포심이 컸던 것은 글로벌 증시가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사태였기 때문이다.
여태까지 경제위기에 따른 증시 폭락이 금융이나 재정 같은 금융경제에서 문제가 싹튼 것과는 달리, 처음으로 감염증으로 인한 증시 폭락에 공포심이 증폭됐다.
이후 증시는 ‘코로나19 백신’과 ‘마스크’, ‘손소독제’, ‘제약·바이오’ 등 관련주들이 주목받는 한해였다.
증시 폭락이 개인투자자들의 저점매수의 기회로 인식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도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올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상장 대어들이 줄지어 증시에 입성하면서 ‘따상’이란 말이 유행처럼 확산했다.
따상은 상장일 거래 시작가가 상한선인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으로 공모가 투자자는 상장 하루 만에 160%의 수익률 낼 수 있다.
다음날까지 상한가를 기록하면 수익률은 이틀 만에 238%가 되는데 이를 ‘따상상’이라고 한다. 카카오게임즈가 따상상을, SK바이오팜은 ‘따상상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주식투자 열풍과 함께 ‘주식리딩방’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불법 투자자문을 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수취하는 주식리딩방은 유사투자자문업체 주도로 최근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그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유사투자자문업의 역사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부가 사설 투자자문업자 양성화 목적으로 유사투자자문업 신고제를 도입한 것이다. 이에 일정 양식을 갖춰 금융감독원에 신고만 하면 누구나 유사투자자문업 등록이 가능하다.
다만 유사투자자문업은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으로 인정받지 않는다. 고객에게 일대일로 자문하는 투자자문업과 달리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방송, 통신 등을 통해 투자 조언만 가능하다.
올해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동학개미운동’이란 용어가 공공연히 알려지게 됐다. 목돈이 필요한 부동산 투자는 그림의 떡이고, 펀드 부실 사태로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져 있을 때 증시 폭락은 개인투자들에게 ‘절호의 할인 기회’로 받아들여졌다.
올해 폭락 증시를 끌어올린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렸고, 국내 주식 뿐 아니라 해외주식에 눈을 돌린 개인투자자들을 ‘서학개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서학개미의 등장과 함께 미국 기업 테슬라와 팡(FAANGㆍ페이스북ㆍ애플ㆍ아마존ㆍ넷플릭스ㆍ구글) 등이 인기 용어로 떠올랐다.
코로나19로 증시 폭락을 경험했던 시장은 11월에 들어서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됐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현지 투자자들은 해외 증시로 눈을 돌렸고, 삼성전자와 코스피의 사상최고가 행진에 불을 지폈다.
삼성전자는 6만 원대 벽을 뚫고 7만 원대까지 치솟으면서 ‘6만 전자’라는 오명을 벗게 됐고, 코스피도 2700선을 돌파하며 ‘박스피(박스권 코스피)’를 탈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