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체격과 수업 환경 변화에 맞춰 학생용 책상과 의자의 크기를 늘리고 안전성도 강화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학생용 책·걸상의 신규 치수를 도입하고 의자의 좌판(엉덩이가 닿는 부분) 크기를 확대와 강도, 내구성 시험기준 등을 개정한 ‘학생용 책상 및 의자’ 한국산업표준(KS)을 28일부터 적용한다고 27일 밝혔다.
주요 개정 내용을 보면 현재 가장 큰 크기인 6호(키 180㎝ 기준)보다 큰 치수인 7호(195㎝)를 도입한다. 의자 좌판의 최소 길이는 호수별로 2~4㎝ 확대한다.
7호를 기준으로 하면 책상 높이는 82㎝, 다리부 최소 높이는 71㎝이다. 의자의 경우 좌판까지 높이가 50㎝이고 최소 너비는 42㎝이다.
또한 제품의 강도와 내구성 시험에서 사용하는 추의 무게를 기존 45㎏에서 60㎏으로 늘리기로 했다. 힘의 세기와 횟수 등의 기준도 상향 조정했다.
이외에 조별 토론수업 등 달라진 수업 환경에 활용될 수 있는 책상 상판 각도 조절, 캐스터 부착 책상, 발받침대 부착 의자 등 기능성 제품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된 시험 방법도 추가했다.
현행 표준은 2001년 표준 신장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체격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부산광역시 교육청은 지난해 초에 관련 표준 개정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국표원은 교육청의 학생 건강검사 키, 몸무게 자료와 한국인 인체치수 조사 자료 등을 활용해 개정안을 마련했다.
자료 검토 결과 2018년까지 5년간 평균 키는 초·중·고등학생이 각각 0.2㎝, 0.73㎝, 0.25㎝ 커졌다. 평균 몸무게는 0.65㎏, 1.49㎏, 1.52㎏씩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고등 남학생의 평균 몸무게 증가량은 각각 2.33㎏, 2.27㎏으로 여학생(0.66㎏, 0.83㎏)이 비해 컸다. 고등학생의 경우 키 180㎝인 남학생이 조사 대상의 11.8%에 달했다.
특히 의자 좌판 길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표준에서 정한 의자 좌판의 최소 길이가 조사 자료의 엉덩이 너비보다 큰 경우는 51.5%에 불과했다. 과반수에 달하는 학생(48.5%)이 자신의 엉덩이 너비보다 폭이 좁은 의자에서 공부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국표원은 내년 초부터 개정된 내용에 따라 업체들이 차질없이 KS 인증을 갱신하도록 하고, 교육청에서 개선된 책상과 의자를 구매할 수 있도록 알릴 예정이다.
이승우 국표원장은 "이번 표준 개정은 한국인 인체치수 조사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생활 속의 국민 불편을 개선한 사례"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표준 개발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