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해저터널 추진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재임 당시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 전 시장은 한일 해저터널 추진을 위해 부산대 산학협력단에 연구 용역을 맡기고 마무리 지시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산시는 용역보고서가 나온 후 실효성 부족을 이유로 해당 사업을 중단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부산시가 부산대 산학협력단을 통해 진행한 ‘한일해저터널 기초연구 학술용역 보고서’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온-나라 정책연구에는 해당 용역보고서가 비공개 처리됐다.
해당 용역은 2017년 9월 부산대 산학협력단과 계약을 맺어 10월부터 진행했다. 이후 2018년 11월 마무리된 뒤 보고서 형식으로 발간됐다. 당시 부산시장은 오거돈 전 시장이었다. 오 전 시장도 해당 용역이 진행 중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권영세 의원실에 따르면 그는 한일해저터널에 긍정적인 뜻을 표명하고 용역 작업 마무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공사 예정 시점을 2021년으로 잡았다. 공시 기간은 20년가량 소요된다고 바라봤다. 한일해저터널의 경제적 생산 파급효과로는 20년간 61조 6687억 원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이 한일해저터널과 관련, 부산시민과 전 국민 시민 각 1000명에게 의식 조사를 한 결과 60% 이상이 한일해저터널 건설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자료를 토대로 "장기적으로 한일 국가 간 갈등 해소와 통일 시대에 대비하여 대륙 간 횡단철도와 연계되는 동북아 사회·문화 중심지로 (부산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부산시는 용역보고서를 발간한 뒤 2019년 3월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한일해저터널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부산대 산학협력단은 용역보고서를 통해 "한일해저터널의 건설 및 운영에 있어 한국이 주도적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계획 노선, 개발계획 등과의 연계, 한일해저터널의 건설이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연구가 반드시 진행될 필요가 있다"며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통일부가 '한반도 신경제공동체 구현'에 나서겠다며 내건 '3대 경제 벨트(환동해권·환서해권·접경지역)'를 인용했다는 사실이다. 권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공동체 구현' 전략과 한일해저터널이 일맥상통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했다.
권 의원은 “한일해저터널을 두고 ‘친일 극우 이적행위’라 비난하던 민주당이 자신들 소속 지자체장이 이를 추진했던 사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며 “민주당은 모든 걸 국익의 관점이 아닌 선거 관점에서 보려는 나쁜 버릇을 하루빨리 버리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는 9000만 원가량의 연구 용역비용이 투입됐다. 총 288페이지의 용역보고서는 △국내외 해저터널 사례 △한일해저터널 관련 과거 연구 사례 및 시민의식 조사 △수요 전망 및 최적 노선안 선정 △분야별 해저터널 영향력 분석 △연구용역 활용방안 및 기대효과 등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