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위안부 피해자 ‘매춘부’로 규정해 논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해 논란을 빚었던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도 부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 ‘자경단: 일본 경찰, 조선인 학살과 사립 보안업체’에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사적인 경찰력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사적인 경찰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 예시로 1923년 일본 간토 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을 언급했다.
그는 간토 대지진 이후 일본인 자경단이 재일조선인을 살해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학살이 일어났는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인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범죄를 저질렀고, 실제 자경단이 죽인 조선인이 얼마나 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당시 조선인이 범죄를 저질러 자경단이 조선인 학살을 자행했으며 사망자 숫자도 부풀려졌다는 주장이다.
그는 1920년 일본인 남성 10만 명 중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191명인데 재일조선인 남성 10만 명 중에선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542명에 달한다는 수치를 인용하며 재일조선인을 범죄집단처럼 묘사했다.
램지어 교수는 ‘지진 후 조선인이 불을 지르고 우물에 독을 탔다는 것은 근거가 없는 소문은 아니다’는 내용의 조선총독부 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하며 “대지진 후 일어난 간토 지역의 화재는 조선 좌익세력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램지어 교수는 또 일본인 자경단에 목숨을 잃은 조선인의 수는 2명 이상 1만 명 이하라는 일제강점기 변호사의 발언을 전하며 “비꼬는 말이지만, 그게 맞다”고 전했다. 이어 대지진 직후 일본 교수가 조선인 사망자 수를 2000명으로 집계했다가 그 수가 점차 증가해 2만 명까지 늘었다며 집계가 자의적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독립운동가들의 저항운동을 범죄 행위로 폄훼하기도 했다. 램지어 교수는 일왕 암살 시도 혐의로 옥살이를 했던 독립운동가 박열을 언급하며 “일부 역사학자들의 반론은 있지만 명백한 암살 시도”라고 규정하는 등 일본 우익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 논문은 2019년 6월 발표돼 이미 온라인으로 출판됐으며 8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출간된다.
앞서 램지어 교수는 올해 3월 발행 예정인 논문에서 “조선인 위안부와 일본인 위안부가 모두 공인된 매춘부이고 일본에 의해 납치돼 매춘을 강요받은 ‘성노예’가 아니다”라며 일본 우익의 주장을 반복했다.
램지어 교수는 유소년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으며 2018년에는 일본 정부의 훈장인 욱일장 6가지 중 3번째인 욱일중수장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