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아파트 증여가 지난해 말보다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거래 현황(신고일자 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총 6142건으로 지난해 12월(9898건) 대비 37.9% 줄었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2167건에서 1026건으로 52.7%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3월(987건)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또 2019년 1월(1511건)과 지난해 1월(1632건)과 비교해도 많이 줄어들었다.
아울러 서울 아파트 거래(매매·판결·교환·증여·분양권·분양권전매·기타소유권 이전) 중 증여 비중도 지난해 12월 15.4%에서 지난달 7.3%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내 아파트 증여 비중도 많이 줄었다. 강남구는 5%에서 1%로, 서초구는 22%에서 11%로, 송파구는 11%에서 7%로 각각 줄었다.
아파트 증여 감소는 정부의 다주택자 세금 인상 정책에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지난해 다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세금 인상 대책을 내놓자 전국적으로 아파트 증여 건수가 폭증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증여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지난해 7월(1만4153건)로 당시 통계 집계 이후 최초로 월간 증여 건수 1만 건을 돌파했다. 당시 정부는 7·10대책을 발표하고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최고 세율을 기존 3.2%에서 6%로, 양도소득세 최고 세율을 기존 42%에서 4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같은 달 정부는 조정대상지역 내 3억 원 이상 주택을 증여하면 수증자가 내야 할 취득세율을 기존 3.5%에서 최대 12%까지 높이는 지방세법 개정안도 발표했다. 이후 8월 11일 개정안이 처리되기 직전까지 세금 중과를 피하기 위한 아파트 증여가 한꺼번에 몰렸다.
대책 발표 이후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8월 8668건, 9월 천299건, 10월 6775건으로 줄었다. 이후 지난해 11월 9619건, 12월 9898건으로 늘었다. 하지만 새해 들어 아파트 증여가 큰 폭으로 줄면서 증여 열풍이 식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팀장은 “작년에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세금 규제로 이를 회피하기 위한 증여가 이례적으로 많았다”면서 “다만 오는 6월 1일을 기준으로 소유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와 양도세율 중과 이슈 때문에 5월 말까지는 증여가 발생할 개연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