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조카 박철완 상무의 고배당 주주제안에 대해 "회사의 중장기적 발전과 양립할 수 없는 비합리적 방안"이라고 반박했다.
박 상무의 제안대로 배당하면 막대한 현금 지출이 따라 신사업 투자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12일 금호석유화학은 '의결권 대리행사권유에 관한 의견표명서' 공시를 내고 "권유자(박 상무) 측의 주주제안에 따른 총 배당금은 3072억 원으로 회사의 2017∼2019년 배당총액의 약 3배에 달하고, 배당 성향도 업종 평균을 2∼4배 웃돈다"며 "이는 시장 예측 가능성을 중대하게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이 금액은 전통적 고배당 주식인 금융ㆍ은행 업종의 배당 기준조차 크게 웃도는 것으로 도저히 합리적인 규모로 볼 수 없다"며 "권유자의 주주 제안은 회사가 가진 현금을 일시에 소진 시키는 것으로 회사의 중장기적 발전과 양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상무의 제안대로 신규 사업을 하려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데, 고배당을 하면 투자 재원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박 상무의 제안에는) 투자 재원 확보에 대해 구체적 방안이나 합리적 설명은 크게 부족하다"며 "막연한 전망을 제시하면서 재원은 모두 소진하는 모순된 제안을 하는 것은 회사 중장기적 발전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화학 업종의 패러다임이 전환하는 현시점에 미래 기업 가치를 증대하려면 언제든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는 현금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중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경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사회 구성에 대해서도 사측이 제시한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해 "더 적극적인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전략을 준비하면서 부문별 전문성을 고려한 이사회 구성을 마련했다"며 "박 상무 측 추천 후보들은 전문성이 떨어지고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반대했다.
한편, 박철완 상무의 모친에 이어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도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모양새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허 회장은 9일 약 30억 원을 들여 금호석유화학 보통주 1만4373주를 취득했다. 앞서 2일 모친 김형일 씨가 주식을 매집한 것을 포함하면 박철완 상무와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은 10.16%로 늘어났다.
박 상무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모친과 제가 주식 매입한 것은 결국은 저와 가족, 금호석화라는 회사가 운명공동체이고 같이 간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박 상무의 누나와 매형 등 다른 가족들도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