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잔액, 거래량 감소 영향 커…현 상황 유지 전망”
지난달 5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 증가폭이 두 달 만에 줄었다. 정부의 ‘대출 조이기’로 대출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 계획 발표로 주택 매수 심리가 한풀 꺾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동산시장 관망세가 계속되고 있고 대출 금리도 계속 오르는 만큼 당분간 주담대 잔액은 현재 수준의 증가폭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잔액은 총 482조305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월 말(480조1337억 원)보다 0.45%(2조1716억 원)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지난달 주담대 잔액 증가폭을 보면 2월 대비 많이 줄었다. 2월 말 주담대 잔액은 전월 대비 0.79%(3조77658억 원) 늘었다. 지난달 잔액 증가폭(0.45%)은 2월 대비 비교하면 약 43%가량 줄어든 셈이다. 지난 1월 말 증가폭(0.55%)과 비교해도 지난달 증가폭 감소세는 눈에 띌 정도다.
전세대출 역시 증가폭이 줄었다. 지난달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총 110조3249억 원으로 전월(108조7667억 원) 대비 1.42%(1조5582억 원) 늘었다. 2월 전세자금대출 증가폭은 1.92%(2조491억 원) 수준이었다.
주담대 잔액 증가폭 감소의 직접 원인은 금융당국의 대출 축소 정책 때문이다. 올해 들어 주담대와 전세대출이 집값과 전셋값 상승 영향으로 꾸준히 늘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주택 관련 대출 총량 관리를 주문했다. 이에 지난달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등이 잇따라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등 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섰다.
아울러 정부의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 발표로 최근 주택 매수심리가 약세를 보이면서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4.1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월 넷째 주 2·4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처음 하락해 109.8을 기록한 이후 지난주까지 6주 연속 내렸다. 매매수급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주담대 잔액 증가폭이 더 이상 줄어들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국적으로 아파트 거래가 위축되면서 주담대 잔액 증가폭도 줄어든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거래량 수준보다 더 줄어든긴 어렵고 다른 영향 요인도 없기 때문에 주담대 잔액 증가폭은 현 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