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말 쿠팡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심사는 공정위가 미국 국적인 김범석 쿠팡 의장(창업주)을 '동일인(그룹 총수)'으로 지정하느냐다. 김 의장을 대신해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쿠팡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30일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및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 지정 발표를 앞두고 쿠팡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시킬 지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해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그룹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의무 등을 부과한다. 업계에선 현재 쿠팡 물류센터 부지 가격 상승 등으로 쿠팡의 자산 규모가 5조 원을 넘어선 것을 고려할 때 공정위가 쿠팡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사는 공정위가 쿠팡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되 동일인을 누구로 지정하느냐다. 동일인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로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진다. 동일인은 자연인(사람) 또는 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는데 자연인이 동일인이 되면 본인을 포함한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 특수관계인 범위 등이 달라지게 된다.
현재 쿠팡의 실질적 오너는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이다. 그는 쿠팡 지분 10.2%를 갖고 있으며 차등의결권을 적용할 경우 76.7%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비춰볼 때 김 의장이 쿠팡 동일인으로 지정돼야 하지만 김 의장의 국적이 미국이란 점에서 지정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정위가 그동안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사례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공정위가 쿠팡을 '총수있는 대기업집단'이 아닌 포스코, KT 처럼 '총수없는 대기업집단(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럴 경우 쿠팡은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 받지 않게 되는데 다른 집단과의 규제 형평성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쿠팡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및 동일인이 누구인지 여부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면서 "총수없는 기업집단도 공정거래법에 따른 부당지원행위 금지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에서는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상품, 부동산 등을 제공하거나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가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아도 특수관계인의 일환으로 규제 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