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성은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복합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고 평범한 하모니카가 대형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화려한 조명을 받는 주인공이 되는 모습이 누군가에게 용기와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세 때 우연한 기회에 하모니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박종성은 2002년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하모니카 대회에서 금상을 받으며 국내 최초 하모니카 국제대회 수상자가 됐다. 2008년 같은 대회에서 3관왕의 영예를 안았고 이후 '하모니카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 하모니카대회에서 한국인 최초 트레몰로 솔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박종성은 13일 오후 5시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Harmonica with Orchestra'(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하모니카)를 연다. 그가 진행하는 2021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백윤학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조영훈과 함께 이번 공연을 꾸밀 예정이다.
지난 2월 초연한 국내 최초의 하모니카 협주곡 'Harmonica Memorial'(하모니카 메모리얼, 작곡가 김형준)을 보완해 선보인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명곡을 모아 편곡한 ‘Adios, Piazzolla’를 비롯해 △스페인의 정취가 풍기는 제임스 무디의 ‘Toledo : Spanish Fantasy’ △재즈와 클래식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조지 거슈윈의 ‘Rhapsody in Blue’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 담긴 민요 ‘새야새야’ 등을 연주한다.
하모니카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모차르트나 베토벤을 만나지 못한 악기다. 그래서 박종성이 국내에서 하모니카 협주곡을 처음 시도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박종성은 "오케스트라가 주도하는 공연에 협연자로 참석한 적은 있지만, 제가 중심이 돼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 계속 이와 같은 '오케스트라 프로젝트'를 열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모니카 옆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떼면 피아노의 흑백 건반처럼 소리가 변화하는데, 이러한 주법을 활용한 연주에도 박종성은 능통하다. 그는 이날 반만 누르는 시도를 선보이며 "제가 세계 최초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참석한 작곡가 김형준은 "하모니카는 무궁무진하고 가능성이 많은 악기"라며 "어떻게 하면 작품을 통해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고민했고, 앞으로도 하모니카 작품이 쓰이는 데 참고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