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즉각 수용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비서관은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게 아니더라도 국민이 바라는 공직자의 도리와 사회적 책임감을 감안할 때 더 이상 국정운영에 부담이 돼선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고 배경을 밝히며 “오늘 김 비서관이 문 대통령에 사의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이 수용했다”고 했다.
반부패비서관이 고위공직자의 공직기강과 부패근절이 주요 임무인 민정수석비서관에 속했다는 점, 김 비서관의 경우 지난 3월 31일 임명된 지 불과 석 달 만에 사퇴한다는 점에서 청와대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청와대 측도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은 감수한다는 입장을 폈다. 장관 등 고위공직자도 여러 논란을 일으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 강행된 이가 33명에 달해 변명의 여지가 없어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청와대 인사 검증의 부실에 대해선 많은 비판을 받아오고 있고 부인할 수 없다.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경기도 광주 임야 투기 의혹과 ‘영끌 빚투’ 논란에 싸여 있다.
광주 임야는 4900만 원 상당 맹지로 송정지구 개발로 신축 중인 아파트·빌라 단지와 인접해 있다. 또 해당 임야들 사이에 있는 대지를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도 있는데, 근린생활시설로 신고한 약 8억 원 상당 건물이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빚투 논란은 3개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총 54억6000만 원 대출이 65억4800만 원인 서울 강서구 마곡동 상가 2채 매입에 사용됐다는 의혹이다.
다만 청와대 측은 김 비서관이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하진 않았다는 주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인사 검증 시 부동산 내역을 확인했고, 각각 취득 경위와 자금 조달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점검했지만 투기 목적 부동산 취득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