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소기간인 5년을 넘겨 제기된 사해행위 취소소송은 부적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 대부 업체가 B 씨를 상대로 낸 사해행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파기자판해 소송을 각하했다. 파기자판은 대법원이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스스로 다시 재판하는 것을 의미한다.
B 씨는 2011년 8월 남편이 사망하자 부동산을 단독 상속하기로 자녀 C 씨 등과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했다. 이에 따라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원인으로 2013년 6월 B 씨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됐다.
C 씨에 대해 2500여만 원의 채권을 가진 A 사는 2018년 3월 이들의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C 씨는 자신의 상속분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고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했으므로 채무자가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증여한 것과 다르지 않아 채권자에 대한 사해행위가 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2심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 소송은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난 다음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해 소를 각하한다”고 밝혔다.
민법에 따르면 사해행위취소 소송은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 재판부는 “이는 제소기간이므로 법원은 그 기간 준수 여부에 관해 직권으로 조사해 그 기간이 지난 다음에 제기된 소는 부적법한 것으로 각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는 등기부상 등기원인일자를 중심으로 판정할 수밖에 없다”며 “이 사건에서는 취소 대상 법률행위인 상속재산분할협의 일은 등기원인일자인 2011년 8월로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